23일 오전 10시. 백령도와 연평도 주둔 해병대는 호국훈련(22~30일)의 일환으로 포사격 훈련을 시작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훈련은 연례 훈련이며 사전에 사격 구역도 공개했다고 밝혔다.
남쪽 해병대의 사격 훈련이 시작되자, 북한은 이날 오전 “조선(북) 영해로 사격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는 대남 전화통지문을 보냈다. 합참은 “해병대가 사격한 포탄은 백령도 서쪽 및 연평도 남쪽인 우리 영해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오후 2시34분 연평도 정면 12㎞에 있는 북한 해안포 기지에서 수십발의 해안포가 발사됐다. 북한군의 포격으로 연평도 주둔 해병대 장병 1명이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 중 숨지고, 3명이 중상, 10여명이 경상을 입는 등 장병 14명이 죽거나 다쳤다. 북한 해안포탄이 연평도 주둔 해병대 포 진지에 떨어져 장병 피해가 많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2시34분부터 2시55분 동안 이어진 북한군의 포격으로 포탄에 맞은 민가 수십채에 불이 붙었고 산불이 났다. 검은 연기가 섬 전체를 뒤덮었다. 포탄이 떨어진 뒤 안개가 낀 것처럼 사방이 뿌옇고 한밤처럼 깜깜해졌다.
연평도 주민 1200명은 긴급 대피방송에 따라 방공호 20여곳과 인근 중학교 등에 대피했다. 대피한 연평도 주민들은 “전쟁이 난 줄 알았다”며 불안해 했다.
북한군의 해안포 공격이 시작되자 해병대는 교전수칙에 따라 사거리 40㎞인 K-9 자주포 80여발을 북한 개머리 해안포 기지를 향해 대응 포격을 했다.
잠시 멈췄던 포격전은 오후 3시10분께 다시 시작돼 오후 3시41분까지 이어졌다. 북한 해안포가 간헐적으로 연평도로 포격을 해왔고, 이에 맞서 우리 군도 K-9 자주포로 대응 사격을 했다. 포격이 계속되자 군 당국은 F-15K, KF-16전투기를 서해에 출격시켜 확전에 대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도발하면 연평도·백령도 등에 배치된 K-9 자주포, 해군 함정의 76㎜·127㎜ 함포, 공군 F-15K·KF-16 전투기 등 육해공 합동 전력으로 북한 황해도 해안포 기지 등에 대한 타격 시나리오를 마련해두고 있었다. 한때 전면전 우려도 제기됐지만, 오후 3시41분 이후 북한군의 해안포 사격이 중단돼 우리 군도 대응 사격을 멈춰 연평도 상황은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군 당국은 북한의 해안포 발사에 대응해 국지침투 도발 최고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연평도 등 서해 5도에 발령했다. 진돗개 하나는 군과 경찰, 예비군이 기본임무 수행을 제한받고 명령에 의해 지정된 지역으로 부대 또는 병력을 즉각 출동시켜야 하는 전시상태에 준하는 대비태세다. 이날 오후 3시55분께 정부는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남쪽 수석대표(류제승 육군 소장) 명의로 북한에 “현 시각부로 도발 행위 즉각 중단을 촉구한다. 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발하면 우리 군은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통고했다. 오후 3시4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한민구 합참의장과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연합위기관리 선포를 검토키로 상호 협의했다. 합참 관계자는 “연합위기관리는 전시상황에 준하는 내용이라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며 “군사첩보위성의 북한 감시 강화, 미 공군과 한국 공군의 연합작전 등 양국이 동일한 관점에서 일관된 위기조처를 취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군 당국은 북한의 해안포 발사에 대응해 국지침투 도발 최고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연평도 등 서해 5도에 발령했다. 진돗개 하나는 군과 경찰, 예비군이 기본임무 수행을 제한받고 명령에 의해 지정된 지역으로 부대 또는 병력을 즉각 출동시켜야 하는 전시상태에 준하는 대비태세다. 이날 오후 3시55분께 정부는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남쪽 수석대표(류제승 육군 소장) 명의로 북한에 “현 시각부로 도발 행위 즉각 중단을 촉구한다. 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발하면 우리 군은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통고했다. 오후 3시4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한민구 합참의장과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연합위기관리 선포를 검토키로 상호 협의했다. 합참 관계자는 “연합위기관리는 전시상황에 준하는 내용이라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며 “군사첩보위성의 북한 감시 강화, 미 공군과 한국 공군의 연합작전 등 양국이 동일한 관점에서 일관된 위기조처를 취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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