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교라인 ‘밀착수행’
‘포격 사태’ 주시 정황
‘포격 사태’ 주시 정황
‘연평도 포격’ 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경제 시찰 등 잇따라 현지지도를 벌이고 있다. 기습적인 연평도 포격을 주민들에게 과시하는 한편 최근 공개활동이 뜸했던 외교라인을 대동함으로써 대외적인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 부자가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평양무용대학과 해방산 기슭에 건설된 주택을 현지지도했다고 26일 전했다. 이번 시찰에는 지난 8일 조명록 전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조문 이후 공개활동이 뜸하던 강석주 부총리,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김영일 당 국제부장 등 외교라인이 대거 수행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남쪽의 영해 침범을 정당한 대응 포격으로 저지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어, 김 위원장 부자가 일상적 경제시찰 행보를 하는 자체는 내부 논리상 특이할 게 없다”며 “다만 김 위원장이 평양 일원에 계속 머물고 있고 외교라인이 수행 명단에 등장하는 것 등은 실제로는 현 상황에 대한 대비에 집중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쪽 매체들은 연평도 포격 다음날인 24일엔 김 위원장 부자의 현지 시찰 동향을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연평도 포격이 이뤄진 23일엔 김 위원장 부자가 평양 시내에 있는 김일성종합대학 부속 평양의학대학과 룡성식료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전했다. 관례적으로 북쪽 매체들은 실제 시찰 하루나 이틀 뒤 이를 보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춰 24일 보도가 없었던 것은 연평도 포격 당일인 23일께는 김 위원장 부자의 외부 공개활동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엔 김 위원장 부자가 평안남도 대안군의 대안친선유리공장과 강서군의 강서약수가공공장을 시찰했다고 전한 바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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