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비중있게 보도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이를 연일 주요 기사로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사건이 일어난 지난 23일(현지시각) 이후 25일까지 연평도 포격 기사를 사흘째 온라인 톱기사로 싣고 있다. 미 언론들은 25일에도 김태영 국방장관 경질 및 청와대의 초기대응 미숙 논란, 서해 연합훈련, 엔엘엘(NLL) 분쟁, 향후 미국과 중국의 전략, 연평도 르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보도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연평도 포격 이후 한국의 강경해진 분위기를 전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수습과정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로 한국민들로부터 비난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예전에는 이 대통령이 너무 강하다고 봤는데, 지금은 오히려 너무 유약하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이 대통령이 택할 수 있는 대안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우리는 잃을 게 많고, 북한은 잃을 게 없다”며 “이 대통령이 한국의 평화를 위해 한반도 긴장을 낮추는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도 “평화적 접근이 현상황을 전환시킬 최선책이며, 강경론은 현실적 대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미국이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이 뜻대로 움직여줄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의 고위급 안보 관계자는 “북한은 중국의 동독같은 존재”라며 “동독이 무너졌을 때, 소련도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날 <시엔엔>(CNN) 방송과 <에이피>(AP) 통신 등이 연평도 르포 기사를 통해 처참한 현장 상황을 전달했다.
이처럼 미 언론들이 연평도 포격 관련 보도를 중점보도하는 이유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및 한국경제 발전 등으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데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과는 달리 산업이 발달한 지역에서 오랜만에 일어난 재래식 국지전 성격의 도발 양상,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 등과 맞물려 복잡한 아시아 상황에 민감해진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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