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2009년 5월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한 로켓 `은하2호'가 무수단리에서 발사되고 있는 모습
‘남북대화 조건’ 한국과 온도차
크라울리, 비핵화 언급 안해
정부 역제안과 미묘한 차이
크라울리, 비핵화 언급 안해
정부 역제안과 미묘한 차이
미국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각) 남북대화를 위해 북한이 추가도발을 않겠다는 공개적인 약속을 하는 것이 중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크라울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으며, 남북대화를 권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화를 위해 북한이 한국을 위협하는 추가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다면, 그것은 대화 환경을 개선하는 의미있는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남북대화를 권장하고 있지만, 한국이 천안함 사건에 이어 지난해 말에도 공격을 당해 대화를 주저하는 이유를 이해한다”며 “이 때문에 북한이 한국에 대해 더 이상 도발적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나타내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것은 대화가 생산적일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납득하도록 하는,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많은 조치들 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라울리 차관보는 “우리는 지난해 도발적 국면을 겪었으며 지금은 (북한의) 구애 국면에 있다”며 “구애 국면에서는 북한이 지속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실질적인 모습을 함께 나타내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크라울리 차관보의 이날 언급은 북한의 대화 제의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크라울리 차관보는 이날 북한의 도발행위 중지를 강조했을 뿐, 그동안 언급해온 비핵화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이는 북한이 대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행동이 ‘도발 중지’라는 것이지, 비핵화를 포기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 및 추가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라는 한국 쪽의 역제안 내용과는 차이가 느껴진다.
한편 크라울리 차관보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와 관련해 “북한 문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 간 회담의 주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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