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외교단 신년하례회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왼쪽 둘째)이 2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주한외교단 신년하례회에서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맨 왼쪽) 등 각 나라 대사들과 건배하고 있다. 이날 하례회에는 주한외교단장인 비탈리 펜 주한 우즈베키스탄대사를 비롯해 주한 상주대사와 국제기구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미 스타인버그 국무 부장관
26~28일 한·중·일 연쇄방문
26~28일 한·중·일 연쇄방문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뒤 한반도가 외교 급물살을 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북한이 전격적으로 고위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데 이어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한국, 일본, 중국을 잇따라 방문해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중요한 진전”이라며 환영했다. 백악관은 남북한 군사회담 합의가 중국이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우려를 표명한 미-중 정상회담 합의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데 발을 맞추기로 함으로써 한국이 대화를 수락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그러나 북한에 대한 압박 기조는 계속 유지했다. 필립 크라울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외신회견에서 “남북대화를 환영한다”면서도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의미 있는 조처들을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화가 생산적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까지 6자회담 재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이번 남북 군사회담이 곧바로 6자회담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을 서둘러 차단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이 취하길 원하는 조처에 대해 “궁극적으로 한국이 규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6~28일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한국, 일본, 중국 방문에서는 6자회담 재개 여부 등 한반도 문제가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이번 순방은 이달 초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이들 3개국 순방에 뒤이은 것이고, 미-중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필요한 조처 이행을 촉구한 뒤 이뤄지는 것이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대화’를 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대화의 시기와 조건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미국과 한국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미-중 정상회담 뒤 19일 밤 워싱턴 기자회견에서 미-중이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우라늄에 대해 우려를 밝힌 것에 대해 “북한 정세의 (긴장) 완화에 적극적 작용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추이 부부장의 발언은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공조를 강화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미-중 정상 간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합의에 따라 외교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건 맞지만, 중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워싱턴 베이징/권태호 박민희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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