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기 핵·미사일 유출에 초점
‘개념계획 5029’ 비중 한층 높아져
북한은 군사적 대응 염두 경계 강화
‘개념계획 5029’ 비중 한층 높아져
북한은 군사적 대응 염두 경계 강화
28일부터 합동훈련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해 실시해 온 연례 한-미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이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미연합사가 15일 밝혔다. 이번 훈련엔 북한 정권 교체, 북한 핵과 대량파괴무기(WMD) 유출 같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훈련 내용이 예년에 견줘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붕우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훈련은 한반도 전구(단일한 군사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 지상·해상·공중 작전이 실시되는 지리적 지역) 작전 수행능력을 구비하는 연습이고, 전면전 상황을 가정한 작전계획 5027을 시행한다”며 “이번 훈련의 성격 자체가 전면전 대비에서 급변사태 대비로 변경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도 예년과 다름없이 북한군의 도발로 전면전이 벌어진 상황을 가정해 미국 본토 등에서 대규모 미군 증원 병력과 장비를 한반도에 긴급 투입해 북한의 남침을 격퇴하고, 평양 이북까지 북진하는 작전계획 5027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군 소식통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훈련은 지난해 8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포커스가디언과 지난해 3월 키 리졸브 때도 있었다”며 “올 훈련은 기본적으로 전면전에 대비한 작계 5027를 적용하지만, 급변사태 대비 훈련 비중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북한 급변사태와 관련해서는 특정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한-미가 대략 어떤 방향으로 대응한다는 개념적 시나리오 수준인 ‘개념계획 5029’가 마련돼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5029가 작전계획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붕우 실장은 “5029는 작전계획이라고 볼 수 없고 개념계획”이라고 부인했다.
한-미가 대비하는 북한 급변사태 유형은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의 유출 △북한 정권교체 △쿠데타 등에 의한 내전 상황 △북한 내 한국인 인질사태 △북한 주민 대규모 탈북사태 △대규모 자연재해 등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특히 북한의 핵 및 대량파괴무기 제거 연습을 이번 훈련에서 확대·강화할 계획이다. 미국은 2008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나빠진 뒤 북한 급변사태 유형 가운데 대량파괴무기 유출과 제거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핵·미사일 기술 또는 무기가 알 카에다 같은 미국 적대세력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키 리졸브(2300명) 및 독수리(1만500명) 연습 때는 미 항공모함과 한반도 밖 미군과 주한미군 1만2800명이 참가하며, 한국군은 동원예비군을 포함해 20여만명이 참여한다.
한-미연합사는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에서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 일정을 북한에 통보했다. 북쪽은 매년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에 대해 ‘북침 연습’이라며 반발해왔고, 2009년에는 군 통신선 차단, 2010년에는 북-미와 남북간 군사대화 중단 등으로 맞서왔다. 군 당국은 이번 훈련 기간에 북한이 군사적 대응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대북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한-미연합사는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에서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 일정을 북한에 통보했다. 북쪽은 매년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에 대해 ‘북침 연습’이라며 반발해왔고, 2009년에는 군 통신선 차단, 2010년에는 북-미와 남북간 군사대화 중단 등으로 맞서왔다. 군 당국은 이번 훈련 기간에 북한이 군사적 대응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대북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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