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29일 문산 회의’ 제안
연평도사건 미해결 상황서
당국간 회담 부담 느낀듯
연평도사건 미해결 상황서
당국간 회담 부담 느낀듯
정부는 22일 기상청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북한에 보내 “백두산 화산활동과 관련해 우선 (민간) 전문가 간 협의를 29일 남쪽 지역인 경기도 문산에서 열자”고 제의했다. 북한이 지난 17일 내각 지진국장 명의의 전통문을 통해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을 추진시켜 나가기 위한 협의를 하자”고 사실상 당국 협의를 제안한 데 대한 대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백두산 화산활동 문제는 고도의 전문성과 과학적 지식이 필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우선 양측의 전문가 간 협의가 먼저 진행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백두산 화산 협의를 위한 전문가 접촉에 우리쪽에선 기상청 등 관계 당국은 빠지고 순수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방침은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국 간 회담을 여는 데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백두산 화산활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민간 협의라는 절충점을 택했다는 것이다.
북쪽이 전문가 협의에 동의할 경우 남쪽에선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헌철·이윤수 책임연구원, 이희일 국토지질연구본부장, 신진수 지진연구센터장 등이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윤 교수는 백두산 분화와 관련해 가장 많은 연구를 해온 전문가로 꼽히며, 지질자원연구원은 국내 지진 연구의 중심 구실을 하고 있다.
이현 기상청 지진관리관은 “2013~15년에 화산성 지진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측 때문에 백두산 분화가 임박한 것으로 언론 등에 알려졌으나, 중국 정부는 ‘2002~2005년 화산성 지진이 과거보다 10배 이상 많아졌다가 2006년 이후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해 최근에는 이전보다도 더 안정돼 있다’고 주장한다”며 “(기상청도) 최근 백두산에 이상 징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이근영 선임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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