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
남북 긴장고조 경계 발언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정권 교체에 관심이 없으며, 북한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데도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가 5일(현지시각)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게이츠 장관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천안함, 연평도 사건 등이 북한의 체제 변화(후계 구도)와 관련돼 북한 군부가 그들의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며 “미국은 북한의 정권 교체나 북한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어 “우리의 관심은 6자회담 참가국들과 마찬가지로 국제규정을 준수하도록 북한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의 ‘남북 비밀접촉’ 폭로 등으로 야기된 한반도 정세의 긴장 국면을 완화하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으로 해석된다.
또 게이츠 장관은 “북한은 계속 장거리 미사일, 핵무기 개발 등으로 미국에 직접 위협이 되고 있고, 남한의 여론은 더이상 (한쪽 뺨을 맞으면) 다른 쪽 뺨을 내줄 수 없는 분위기”라며 “만일 북한의 또다른 도발이 있을 경우, 예측할 수 없는 연쇄적인 긴장 고조를 미국, 중국, 그리고 6자회담 참가국들이 모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남북간에 평화적인 방안으로 (핵)확산 문제를 포함한 이슈들을 해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일본,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동맹국과의 부담 공유 문제를 묻는 물음에 “부담이 공유돼야 한다는 것은 동맹 개념의 핵심”이라며 “미국 국민이 미군의 전진배치 비용을 모두 질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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