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 정책연구소장
스나이더 ‘교전규칙 수정→판단착오→긴장고조’ 지적
최근 해병대 초병의 민항기 오인사격이 지난해 북한의 잇단 무력도발 이후 우리 군이 각급 부대 지휘관에게 선 조처를 허가한 이른바 ‘적극적 억제 전략’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에 의해 제기됐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은 22일(현지시각) 미국외교협회 누리집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이번 사건은 지난해 군사적 충돌 이후 남북한 대화 단절과 긴장고조로 인한 충돌 위험성을 보여준다”며 “김관진 국방장관이 여러 차례 강조한 북한 무력도발에 대한 단호한 응징과 ‘적극적 억제 전략’이라는 한국군의 교전교칙 개정 등이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지난해 북한 도발 이후 강화된 남한의 대북 억지력은 미국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면서도 “(이와 동시에) 미 정부 관리들과 미 지상군 관계자들은 긴장 고조로 인해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 닥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군의 교전규칙 수정은 (현장의) 판단착오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야전 상황에서 북한 위협에 대응할 경우, 지휘부 결정과 무관하게 의도하지 않은 긴장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남북 간 긴장고조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비극적인 결과는 교전규칙 변화에 따른 오인사격으로 한국민의 재산과 생명이 희생되는 사태”이라며 “적극적 억제보다 좀더 현명한 접근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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