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 정부에 통보 없이 임진강 북쪽에 있는 황강댐을 지난 27일 밤부터 방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연천군과 한국수자원공사의 관계자들은 29일 “북한은 지난 27일 밤부터 황강댐 방류를 시작해 사흘째 수문을 닫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임진강 하류지역에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2009년 9월 황강댐 물을 갑자기 방류해 임진강가에서 야영하던 피서객 6명이 숨지는 사고를 낸 뒤 우리 쪽에 방류하기 전에 사전통보하기로 약속하고 지난해 방류 때는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 쪽에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았다.
한강홍수통제소는 황강댐 방류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남방한계선 내 ‘필승교’ 수위가 지난 28일 아침 8시를 전후해 4.49m까지 올라가 경계수위(3m)를 훌쩍 넘었으며, 29일 오후 5시 현재 4.04m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황강댐 방류가 확인된 뒤 지난해 6월 완공한 홍수조절댐인 경기도 연천의 군남댐은 27일부터 수문을 열고 임진강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북한지역에는 지난 27일 태풍 ‘메아리’ 영향으로 5~40㎜의 비가 내렸으며, 29일에는 황해도 등 일부 지역에 시간당 30㎜의 폭우가 내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북한이 2008년 휴전선 북쪽 42.3㎞ 지점인 임진강에 건설한 황강댐은 높이 34m, 길이 880m 규모로, 총저수량이 팔당댐의 1.5배인 3억~4억t에 이른다. 연천/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