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10월 미국 보잉사로부터 처음 도입된 한국군 주력전투기 F-15K가 보잉의 세인트루이스 공장을 이륙해 한국으로 오는 동안 미 공군 공중급유기 KC-135로부터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8월께부터 전투기 첫 정기훈련
“한반도 좁아 필요없어”분석에
군 “작은 나라 ‘한방’ 능력 필요”
“한반도 좁아 필요없어”분석에
군 “작은 나라 ‘한방’ 능력 필요”
공군이 올 하반기에 미군과 합동으로 첫 전투기 공중급유 훈련을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영공에서 공중급유 훈련이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군 관계자는 11일 “전투형 군대 육성을 위해 올해 초부터 조종사들의 공중급유 능력 확보를 추진해왔는데, 최근 미 공군과 미 공중급유기를 이용해 전투기 공중급유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8~9월께 일본 오키나와에 위치한 가데나 미 공군기지에 배치된 KC-135 공중급유기가 우리나라로 이동해 우리 공군 전투기들과 공중급유 훈련을 진행할 전망이다.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와 KF-16은 공중급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공중급유기가 없어 공중급유 훈련은 이뤄지지 않았다.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을 계기로 10여명의 조종사들이 공중급유 자격증을 취득하고,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훈련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날아다니는 주유소’로 불리는 공중급유기를 이용하게 되면 하늘에서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어 전투기의 작전시간과 작전 반경을 크게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김종대 <디앤디 포커스> 편집장은 “한반도는 전장이 좁아 금방 작전을 끝낼 수 있고, 우리 전투기들이 2~3세대 북한 전투기들과 오랜 시간 공중전을 벌일 리도 없어 공중급유기가 큰 필요성이 없다는 결론이 여러번 내려졌다”며 “공중급유 훈련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군 관계자는 “(북한과의 전쟁) 시뮬레이션 훈련을 해보면, 무기를 다 쓰지도 못한 상태에서 연료가 떨어져 귀환했다가 다시 발진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공중급유기가 작전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논란과 관련해서는 “우리처럼 강대국 사이에 낀 작은 나라일수록 ‘공격은 못하더라도 유사시 어디든 한 방 때릴 수 있다’는 능력은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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