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기술 빼갔다며…미, 한국 첨단무기 조사한다

등록 2011-11-20 20:03수정 2011-11-20 21:57

F-15K 3호기가 2005년 10월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착륙해 공군의 환영 속에 격납고로 넣어지고 있다. 붉은색 동그라미 안이 타이거 아이 모습(오른쪽 위 는 확대한 사진). 성남/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커지는 ‘F-15K 부품 해체’ 논란
‘타이거 아이’ 훼손 파장…미 전략무기 수출 제동
군사물자교역통제국, ALQ-200 등 국산무기 조사
차기전투기 FX사업 차질 우려…군, 정보원 색출중
한국과 미국이 지난 8~9월 F-15K 전투기에 장착된 부품인 ‘타이거 아이’ 무단 해체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방위산업(방산) 기술도용 논란이 최근 다른 무기들로 확산되고 있다. 방위사업청 등은 “별문제가 없다”는 공식 견해를 내놓고 있지만, 미국이 주요 전략무기의 한국 수출을 중지하는 등 파문이 커질 조짐이다.

■ 기술도용 논란 무기들 미국이 우리나라의 방산기술 도용을 의심하게 된 계기는 ‘타이거 아이’ 봉인훼손 사건이다. 타이거 아이는 F-15K 전투기의 동체 밑에 장착돼 있는 센서로, 밤이나 악천후에도 정확하게 폭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비다.

미국은 지난 8월 국무부 부차관보를 위원장으로 하는 조사단을 한국으로 보내 을지훈련 중이던 공군 고위관계자들을 불러내 ‘타이거 아이를 무단으로 분해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에 공군은 ‘타이거 아이를 항공기에 장착할 때 봉인이 손상된 것’이라며 맞섰다. 이어 9월에는 한·미 공동조사단이 꾸려져 활동에 나섰는데, 방위사업청은 최근 “조사 결과 분해했다는 징후를 찾아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한국은 ‘우리가 뜯어봤다’는 증거를 대라고 했는데 미국은 ‘정보원이 노출될 수 있다’며 증거를 내놓지 않은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 쪽 설명에 수긍한 게 아니라 (두 나라 정부가) 각기 다른 결론을 내린 셈”이라고 말했다.

타이거 아이 사건이 계기가 됐을 뿐 미국 쪽의 불만은 이전부터 누적돼 왔다는 분석도 있다. 엘아이지넥스원이 생산하고 있는 외장형 전자방해장비 ‘ALQ-200’이 대표적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전투기 하단에 부착돼 적 미사일에서 나오는 전파를 탐지하고 이를 교란시키는 전자무기 ALQ-200을 자체기술로 개발했다고 홍보했지만, 미국은 자신들의 기술을 도용한 제품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이 기술의 파키스탄 수출을 추진하자, 파키스탄의 중국제 전투기에 장착될지 모른다는 점에 미국은 경악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고 결국 수출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 전략무기 한국 수출 제동 타이거 아이 봉인훼손 조사팀은 미국으로 돌아간 뒤 관련 의혹을 백악관과 의회에 보고했고, 그 결과 전략무기의 한국 수출이 중지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도입 논의가 진행됐던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수출에 미 의회가 제동을 건 게 대표적이다. 미국으로부터 핵심 부품을 수입하지 못하면 무기개발 자체가 어려운 국내 방산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한 업체는 고위 임원을 미국으로 보내 자사 제품의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 쪽에 수출 승인을 해달라고 통사정했으나 헛걸음만 하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군 안팎에 퍼졌다.

여기에 미 국무부 산하 군사물자교역통제국(DDTC)이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고 선전해온 주요 무기들의 기술도용 의혹에 대한 조사를 최근 결정했고, 이에 따라 주한 미 대사관 상무과 등이 현재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논란이 됐던 전자방해장비 ALQ-200과 함께 K1A1 전차의 사격통제장비, 다연장로켓(MLRS) 체계, 청상어와 홍상어 어뢰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가 운영하는 군사전문 웹진인 ‘디펜스21’을 통해 타이거 아이 봉인훼손 논란을 처음으로 보도한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편집장은 “한국에 무기는 팔지만 기술은 못 내준다는 미국 쪽 기조에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의 허술하고 안이한 태도가 겹치면서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며 “내년 차기전투기 도입(F-X) 사업에서 한국 쪽의 협상력이 크게 떨어지는 등 후유증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타이거 아이의 봉인훼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던 것과 관련해 미국 쪽 정보원의 존재도 논란거리다. 한국군 핵심 무기를 운용하는 곳에 미국이 심어놓은 ‘빨대’가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기무사령부와 국가정보원도 정보원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