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창건 기념탐 앞 ‘애도 물결’ 북한 주민들이 22일 평양에 있는 노동당 창건 기념탑 앞에 모여,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애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제공
[김정은 체제 집중분석] ④남북관계 어떻게 설정할까
사망전까지 핵·가스관 협상…관광재개 지시도
일각선 “권력승계 완료 위해 긴장감 유지할것”
“MB정부 관계개선 진정성 살피며 대응” 분석도
사망전까지 핵·가스관 협상…관광재개 지시도
일각선 “권력승계 완료 위해 긴장감 유지할것”
“MB정부 관계개선 진정성 살피며 대응” 분석도
남북관계, 곧 대남 정책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는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당면한 가장 까다로운 과제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는 줄곧 꼬여온 게 사실이다.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은 껍데기만 남았고, 급기야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국지전 일보 직전까지 가는 군사적 긴장이 빚어졌다. 5·24 대북조처로 남북교역과 개성공단을 빼곤 남북경협이 전면 중단됐다. 해마다 수십만t씩 제공되던 대규모 쌀 지원(차관)도 끊겼다.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를 할 때까지 매년 3억달러씩 벌금을 물게 만들었다”(고위 당국자)는 이명박 정부의 자평이 나오는 상황이 됐다. 김정은 체제로선 어떻게든 타개해야 할 절박한 문제다. 수십년 절대권력을 휘둘러온 아버지도 끝내 풀지 못한 일을 이제 갓 출범한 김정은 체제가 다뤄나가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가 기본적으로는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경향성을 띨 것으로 본다. 경제적 지원을 확보할 수 있고, 대미관계 진전에도 도움이 되는 등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얻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이명박 정부가 언급하는 ‘남북관계 리셋’ 차원의 전면적 관계 복원 시도에 나설 것인지는 미지수다.
일단 장례를 치르고 미완의 권력 승계를 완료하는 내부 정비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부적으로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서도 남북관계에서 적절한 긴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화 의지에 대한 불신을 쉽게 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 정부는 최근 북한 주민을 상대로 조의를 표명하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김정은 부위원장의 책임 고리를 흐리는 등 부분적으로 정책전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핵문제가 풀려야 남북관계도 풀 수 있다는 연계 원칙은 움켜쥐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 남북관계 진전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장 선임연구원은 “북한도 시간을 두고 이명박 정부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를 가늠해본 뒤 대응에 나서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 매체가 조문 허용 문제로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는 것을 보면, 당분간 샅바싸움을 하면서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이명박 정부의 진정성을 시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북한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복원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숨지기 전 행보를 보면 6개월 단위로 남북관계 국면전환을 위해 움직였다”며 “사망 직전까지 핵협상과 남-북-러 가스관 협상에 나서는 등 국면전환을 시도한 데 비춰보면, 김정은도 유화적인 대남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북-미 대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도 북한이 남북관계 복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6자회담 재개라는 핵 문제 진전에 맞춰 남북 간에도 당국 대화 복원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김정일 위원장 체제에서 남북관계를 담당해온 김양건 노동당 통전부장 등 대남 라인이 계속 영향력을 발휘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김 부장은 일단 국가장의위에 15번째로 이름을 올려 건재를 과시했다. 김영철 등 군부 강경파가 무력행동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정책 전환을 압박했던 것과 달리, 통전부 라인은 강석주 부총리·김계관 제1부상 등 외무성 라인과 발을 맞춰 남북대화 재개를 시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임기가 1년여 남은 이명박 정부와 굳이 전면적 관계 복원에 나설 것인지를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린다. 백승주 센터장은 “우리 정부의 국면전환 메시지가 잘 전달되면, 북한이 충분히 대화에 응해올 수 있다”며 “1년 정도 남은 만큼 충분히 현안을 풀 시간이 있고, 또 역설적으로 임기말에 우리 쪽의 양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정부와는 관리 차원의 제한적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고, 다음 정부와 제대로 해보려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 교수는 “우리 정부도 임기 안에 북한과 모두 풀고 가겠다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남북관계의 장애물을 제거한다는 마음으로 대화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의 대남 정책 기조를 평가할 수 있는 첫 시험대로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가 꼽힌다. 백 센터장은 “북한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조문을 받아들인 것을 의미있게 본다”고 북한의 전향적 태도를 기대했다. 김정일 위원장도 생전에 어떻게든 금강산 관광을 재개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먼저 양보를 하기보다는 전제조건을 내건 남쪽 정부의 태도와 의지를 봐가며 기조 변화를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스포츠계 이혼 위자료 최고액은?
■ ‘나꼼수’ 정봉주 유죄 징역 1년 확정
■ 우주서 지구 쌍둥이 행성 찾아낼까
■ 경찰 간부가 소속 대전경찰청장 컴퓨터 해킹 도청
■ 이상득 의원실 ‘코오롱 라인’ 수상한 돈관리
북한이 임기가 1년여 남은 이명박 정부와 굳이 전면적 관계 복원에 나설 것인지를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린다. 백승주 센터장은 “우리 정부의 국면전환 메시지가 잘 전달되면, 북한이 충분히 대화에 응해올 수 있다”며 “1년 정도 남은 만큼 충분히 현안을 풀 시간이 있고, 또 역설적으로 임기말에 우리 쪽의 양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정부와는 관리 차원의 제한적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고, 다음 정부와 제대로 해보려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 교수는 “우리 정부도 임기 안에 북한과 모두 풀고 가겠다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남북관계의 장애물을 제거한다는 마음으로 대화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의 대남 정책 기조를 평가할 수 있는 첫 시험대로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가 꼽힌다. 백 센터장은 “북한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조문을 받아들인 것을 의미있게 본다”고 북한의 전향적 태도를 기대했다. 김정일 위원장도 생전에 어떻게든 금강산 관광을 재개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먼저 양보를 하기보다는 전제조건을 내건 남쪽 정부의 태도와 의지를 봐가며 기조 변화를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스포츠계 이혼 위자료 최고액은?
■ ‘나꼼수’ 정봉주 유죄 징역 1년 확정
■ 우주서 지구 쌍둥이 행성 찾아낼까
■ 경찰 간부가 소속 대전경찰청장 컴퓨터 해킹 도청
■ 이상득 의원실 ‘코오롱 라인’ 수상한 돈관리
이슈김정은의 북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