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군 공동사설 보니
“김정은은 곧 김정일”…‘유일 영도체계’ 부각시켜
남한 보수집권층 비판…‘6·15 공동선언’ 등은 강조
4년만에 “미군 철수”…중·러와 ‘친선’ 별도 언급
“김정은은 곧 김정일”…‘유일 영도체계’ 부각시켜
남한 보수집권층 비판…‘6·15 공동선언’ 등은 강조
4년만에 “미군 철수”…중·러와 ‘친선’ 별도 언급
북한이 1일 새해 공동사설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 관철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계승을 강조했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 속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추진해온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로동신문>과 조선인민군, 청년전위의 새해 공동사설은 김일성 출생 100년이 되는 2012년에 “김정일 동지의 유훈, 정책을 한치의 드팀(틈)도 없이 관철하며, 일심단결을 대를 이어 가장 공고한 단결로 강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설은 “김정은 동지는 곧 김정일 동지”라며 두 사람의 연속성을 강조해 유훈통치와 유일 영도체계를 부각했다. 북한은 해마다 새해 첫날 공동사설 형식의 신년사를 발표해 그해 국정운영의 방향을 밝혀왔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지난 30일 국방위원회 성명과 마찬가지로 남쪽 정부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2011년과 달리 남북 대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사설은 “남조선 보수집권세력은 시대의 흐름과 민심의 지향에 역행해 친미사대와 동족대결, 북침전쟁 책동을 더욱 강화했다”며 “역적패당의 반통일적 동족 적대정책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거족적 투쟁을 벌려나가야 한다”고 대남 강경대결을 예고했다.
또 사설은 “올해는 6·15공동선언의 실천강령인 10·4선언 발표 5돌이 되는 해”라며 “북과 남, 해외의 온 민족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기치 밑에 단결해 조국통일 운동에 박차를 가하자”고 주장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방위 성명에 이어 이번 사설에서 북은 이명박 정부를 대화 상대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며 “두 차례 공동선언에 대한 강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국제관계에서는 미국에 대한 비난이나 핵무기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이 눈에 띄었다. 또 “조선반도 평화보장의 기본 장애물인 미제침략군을 남조선에서 철수시켜야 한다”며 2008년 이후 4년 만에 미군 철수를 들고나왔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지난해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 방문은 세계평화와 동북아시아의 안전을 보장하고 전통적 친선관계를 발전”시켰다고 강조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미국이나 핵무기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앞으로 북-미 협상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번 사설에서 경제 문제는 각별히 강조됐다. 사설은 “식량 문제를 푸는 것은 강성국가 건설의 초미의 문제”라며 농업 생산량 증대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또 인민 생활수준 향상을 위한 경공업 부문의 발전과 발전·석탄·금속·철도·화학 등 기초공업 강화를 주문했다. 군사 분야에서는 선군 기치를 세우고 김정은 부위원장을 결사 옹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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