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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군축-농축우라늄 언급 피해 ‘순조로운 출발’

등록 2005-07-26 19:27수정 2005-07-27 01:50

한반도 비핵화 목표 공감…내용엔 이견
미 “핵폐기로 직행”-북 “단계적 접근을”

북한과 미국의 양자 접촉이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향해 빠른 속도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북-미는 회담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전격적으로 수석대표 접촉을 한 데 이어, 26일 개막식 뒤 다시 얼굴을 맞댔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25일의 접촉을 ‘토론’이라고 표현하면서, 26일 이후의 양자 대화는 ‘실질적 협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들도 ‘지금까지는 조짐이 좋다’고 말했다.

북-미는 26일 협의에서 이번 회담의 목표가 한반도 비핵화임을 재확인하고, 거기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를 놓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바구니에 어떤 물건을 어떤 순서로 담을 것인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북한 핵 폐기와 등치시키며 단계를 설정하지 않은 채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반면 북한은 핵 폐기를 여러 단계를 두고, 그에 상응하는 조처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와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이 동시에 이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핵 폐기에 상응해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어느 수준에서 수용할 것인지, 또는 북한이 핵 폐기에 상응하는 요구를 어느 수준까지 제기할 것인지에 따라 타협의 범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양자 협의는 이런 ‘목표에 대한 공감’과 ‘내용에 대한 이견’이라는 큰 틀에 따라, 우선 3차 6자 회담에서 미국이 제시한 안에 대한 북한 쪽의 문제제기로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 임하면서 지난해 6월 3차 회담에서 내놓은 제안에 대한 북한의 답이 나와야 하며, 그 연후에 이를 협상의 기초로 삼아 창의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힐 차관보가 “구체적인 문제에 들어가면 갈 길이 멀다”고 밝혔듯, 이견은 곳곳에 있다. 예컨대 미국의 제안은 ‘초기 준비 조처’에서 모든 핵활동의 동결뿐만 아니라 ‘사용불능 조처’까지 요구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동시이행 원칙에 입각해, ‘동결 대 상응조처’를 1단계로 내세우고 있다. ‘동결’과 ‘사용불능’ 사이의 견해차는 그렇다고 해도, ‘대상 핵 시설’을 확정하는 문제는 하루이틀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 또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경제제재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은 ‘(이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게다가 제재 해제의 미국내 절차는 핵폐기의 과정만큼이나 복잡하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접촉에서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를 말하기는 어렵다”며 “여하튼 공개회의에서 입장을 공식으로 밝히는 수순이 남아 있으며, 그것을 봐야 어디서부터 출발할 것인지를 알 수 있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27일로 예정된 회담 참가국 수석대표들의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군축회담화 주장이 불거져 나올 수도 있다. 미국의 농축우라늄 문제제기가 있을 경우 ‘맞불카드’로 동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미는 진전된 것을 얻을 때까지 회의를 계속한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힐 차관보는 25일 “이번 회담을 위해 여벌의 셔츠를 가져왔다”는 말로 협상의지를 드러냈다. 베이징/유강문, 정인환 기자 moon@hani.co.kr



“회담통해 뭔가 이루자” 북-미, 의지 드러내

‘지금까지는 조짐이 좋다.’

북한이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된 제4차 6자 회담에서, 그동안 걸림돌로 지목돼온 ‘6자 회담의 군축회담화’ 주장을 공개적으론 거론하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개막식에서 김계관 북쪽 수석대표는 인사말에서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강조했을 뿐, ‘군축’이라는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 전날 오후 댜오위타이(조어대)에서 이뤄진 북-미 양자 접촉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접촉에서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를 말하기는 어렵다”며 “여하튼 공개회의에서 입장을 공식으로 밝히는 수순이 남아 있으며, 그것을 봐야 어디서부터 출발할 것인지를 알 수 있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27일로 예정된 회담 참가국 수석대표들의 기조연설에서 이들 문제가 불거져 나올 수도 있고, 미국의 농축우라늄 문제제기가 있을 경우 ‘맞불카드’로 동원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양자가 이들 문제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면, 이는 회담을 통해 뭔가를 이루려는 뜻이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며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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