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표 인사말 ‘이심전심’ 배에 빗대
“6자 회담에 배가 두 척 떴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6자 회담 남북 대표단의 개막식 인사말을 이렇게 표현했다. 남북이 미리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6자 회담을 ‘비핵화 항구를 향해 항해하는 배’에 빗댔기 때문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참가국들이 협력과 이해의 정신으로 배가 난파당하지 않고 비핵화 목적지에 이를 수 있도록 머리를 짜낸다면, 먼 항행로의 닻을 올린 우리 배가 좌초하지 않고 목적지까지 가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어느 항구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항해사에게는 아무리 순풍이 불어도 소용이 없다’는 말을 소개하며 “배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항구에 닻을 내릴 수 있도록 서로 신뢰를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차관보가 인용한 말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의 말인데, 송 차관보는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을 때도 이 말을 전했다고 한다.
송 차관보는 “북쪽 대표가 웅변적으로 설명했듯이 우리 모두가 6자 회담이 지향하는 항구를 분명히하고,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항로에 대해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북에 ‘화답’했다. 베이징/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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