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2009년 1억여원…작년 10억 넘어
강사도 탈북자 등 보수성향 일색
군 “논란용어 피하라 지침 내려”
강사도 탈북자 등 보수성향 일색
군 “논란용어 피하라 지침 내려”
2011년 이후 국방부의 안보 강연 예산이 기존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으며, 특히 지난해 말부터는 안보 강연의 다수가 ‘종북강연’으로 대체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유신반대, 반독재민주화운동을 ‘종북’으로 규정해 논란을 빚은 ‘종북시험’(<한겨레> 9월4일치 1·5면)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 참가중인 부대에서도 치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 예산 늘려 종북강연 투입 국방부가 4일 안규백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9년까지는 안보강연 예산(사단급 이상)이 육해공군을 합해 1억130만원이었으나 2010년에는 2억6000여만원으로 갑절 이상 늘었다. 특히 2011년에는 사단급 안보강연 예산 외에 육군 대대급 안보 강연을 위해 별도로 8억7000여만원이 배정되면서, 안보 강연 전체 예산이 10억원을 넘어섰다. 2009년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강연의 강사는 탈북자단체, 북한 인권단체 등 보수 성향 단체나 예비역 군인에 국한됐다. 지난 1~6월까지의 자료를 보면, 사단급 이상의 경우 육군에서 157회(사단급 이상 기준), 해군 70회, 공군 83회 등이 안보강연으로 진행됐는데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2회가 ‘종북강연’이었다. 이 중 102회는 지난 6월 “제1야당에도 종북세력이 존재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문제(<한겨레> 6월21일치 1·4면)가 된 김아무개씨 등의 강연이었다. 당시 정치권에서 정치적 중립성 침해 등의 문제가 제기됐지만 강연은 일정대로 진행된 것이다. 대대급 민간전문가 강연도 마찬가지여서 2011~2012년(예정사항 포함)의 8600회 강연이 모두 재향군인회, 나라사랑운동본부 관련 인사들의 강연이었다.
■ 훈련중인 부대에서도 ‘종북시험’ 지난달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 참여중이던 일부 부대에서 종북시험이 치러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시험에 참가했던 한 군 관계자는 “훈련 기간 중에 부대장의 지시로 종북시험이 진행됐다”며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종북시험을 보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모든 부대원이 참가해 종북시험을 치렀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군의 방침은 종북세력의 위험성에 대해 교육하는 것은 필요하되, 정치적 논란이 될 만한 용어표현은 하지 않도록 지침이 내려가 있다”며 “지침과 달리 각급 시행부대에서 지휘관의 부대 운용 방침에 따라 좀더 종북교육을 강화하는 부대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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