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자유로 당동나들목 부근에서 경찰이 대북 전단 살포 차량을 막아서고 있는 동안 군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파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경찰 원천봉쇄…주민들 “다행”
남북 일촉즉발 군사적 대치
“강화로 장소 옮겨 살포” 주장
남북 일촉즉발 군사적 대치
“강화로 장소 옮겨 살포” 주장
국내 탈북자 단체들이 추진한 ‘북한에 전단(삐라) 날리기’가 경찰 봉쇄로 무산됐다. 탈북자 단체들이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는 동안 남북간에는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가 벌어졌다.
22일 군과 경찰은 탈북자 단체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북민련)가 추진한 북한에 전단 날리기 행사를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날 아침 6시 임진각에 합동상황실을 설치했다. 오전 8시40분부터는 임진각으로 들어가는 두 길목인 자유로 당동 나들목과 여우고개 네거리를 완전 봉쇄했다. 군과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임진각 일대에 8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이에 따라 오전 10시께 버스와 승합차를 타고 임진각에서 4㎞가량 떨어진 당동 나들목에 도착한 북민련 소속 탈북자 50여명은 4시간가량 경찰과 대치하며 임진각 진입 통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연 뒤 오후 2시께 해산했다.
경찰은 “전단 날리기 행사에 대해 북한이 군사적으로 타격하겠다고 위협해 국민 안전상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진입을 통제했다”고 밝혔다. 북민련의 김성민 상임대표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전하고, 김정은 정권에 자극을 주기 위해 앞으로 계속 전단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내 주민들은 “천만다행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남북간에는 최고 수준의 군사적 대치가 벌어졌다. 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군 포병부대가 전투대기 상태를 유지함에 따라 우리 군도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130㎜, 150㎜ 자주포와 122㎜, 152㎜ 곡사포, 122㎜ 방사포 등을 배치했으며, 우리 군은 이에 맞서 임진각 관할 부대의 K-9 자주포, 155㎜ 견인포, 다연장로켓 등의 화력 대기태세를 유지했다.
탈북자 단체들은 이날 오후 인천 강화로 장소를 옮겨 전단을 날렸다고 주장했다. 북민련 소속 단체인 ‘자유북한방송’은 이날 웹사이트에 “오후 6시 인천시 강화 역사박물관 앞에서 북민련 회원 10여명이 대북전단 12만장을 뿌렸다”고 말했다. 애초 북민련 회원들은 오전 11시 임진각에서 3대 세습 반대 등을 담은 전단지 20만장을 대형 풍선에 넣어 북한 쪽으로 날려보낼 예정이었다. 이에 지난 19일 북한 인민군 서부전선사령부는 전단 살포 지역인 임진각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파주/박경만 기자, 김규원 하어영 기자
ch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