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치홍(30)중위
7살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 친구라는 말만 들었다. 주저하지 않고 골수(조혈모세포) 기증을 결심했다. 지난 7월 임관해 육군 2사단 법무관으로 일하는 전치홍(30·사진) 중위는 “얼굴을 보지 못해 아쉽지만 건강하게 자라면 그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 중위는 지난 8일 서울 삼성병원에서 골수를 채취하는 수술대에 올랐다.
전 중위가 이름도 모르는 어린 환자에게 골수 기증을 하기로 한 결심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백혈병 환자에게 혈소판을 제공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그때 백혈병 등 혈액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골수이식이 간절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법조인을 꿈꾸던 그는 골수기증 희망자 등록을 잠시 미뤘다. 꿈을 이룰 때까지 미룬 것이었지만 그에게는 마음의 짐이었다. 로스쿨에 들어간 뒤인 2009년 8월 그는 기증 희망자가 됐다.
전 중위는 “골수를 기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수술을 위해 자리를 비울 수 있도록 배려해준 부대 동료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전 중위는 로스쿨 재학 중에도 경기도의 한 보육원에서 학습봉사활동을 해 왔으며, 헌혈을 47회 하면서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유공장을 받기도 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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