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등 “합의도달 낙관적”
미국 정부는 8일(현지시각) 제4차 6자 회담이 공동성명에 합의하지 못하고 3주 간의 휴회에 들어갔음에도 “좋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고, 이달 말 재개할 회담에서는 합의에 이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표시했다.
애덤 어럴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공동성명 초안이 4차까지 나온 것 자체가 앞으로 나아간 것”이라며 “몇 주 안에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트렌트 더피 백악관 부대변인도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으리라고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9일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에서 공동문건을 완전하게 타결짓지는 못했지만,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많은 부분에서 참가국들 사이에 구체적인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마지막 단계에서 핵폐기 범위와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놓고 상당한 이견이 드러났다”며 “이런 분석을 기초로 앞으로 4개국과 외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한국 정부의 이런 긍정적 평가는 4차 회담에서 북한을 뺀 나머지 5개국이 공동성명 초안에 합의했고, 북한을 함께 압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뜻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럴리 부대변인은 “우리는 대다수 참가국들이 합의한 초안을 갖고 있다”며 “이제 풀려야 할 현안은, 북한이 (회담의) 결실을 맺을 수 있게 심사숙고하는 것이다”라고 못박았다.
국무부 대북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날 미 외교협회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엔 다자와 양자라는 두개의 협의가 (동시에) 이뤄졌다”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행정부 내 강경파들의 속박을 뛰어넘어 놀라운 일을 해냈고, 누구도 그에게서 신뢰를 거둬갈 수 없다”고 칭찬했다.
이와 관련해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충분한 대가를 줬는데도 안 됐다면 (미국 행정부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높아지겠지만, 대가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강경한 목소리는 힘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 차관보는 “마찬가지로 북한도 미국이 충분한 대가를 치르겠다는 용의를 표시했는데도 내놓지 않으면 심각해진다”고 ‘경고’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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