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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발사 직전까지 “발사 어려울 것”…MB정부 안보 ‘총체적 무능’

등록 2012-12-12 21:35수정 2012-12-13 09:57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한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김민석 대변인이 미사일 발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한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김민석 대변인이 미사일 발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캄캄했던 대북 정보력 도마에
전날에 ‘수리 들어갔다’ 판단
일각선 “대선 뒤 쏠 것” 분석
발사직후 부랴부랴 NSC 소집
청와대서도 “뒤통수 맞았다”

연평도·천안함 등 ‘실패’ 반복
김정일 사망도 이틀 지나 파악

민주 “북 로켓 발사에 놀라고
정부의 안보무능에 두번 놀라”

북한의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인 대북 정보 무능이 여실히 드러났다. 현 정권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거듭 안보무능을 드러낸 데 이어 대북 정보력에서도 ‘깜깜이’에 가까운 정보력을 노출함에 따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날까지도 북한이 로켓을 해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대북 경계태세를 낮추는 등 ‘먹통 정보력’을 선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북한의 로켓 발사 소식을 보고받은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북한이 로켓을 쏜 다음이고, 더구나 로켓 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대북 제재라는 ‘사후 약방문’을 쓸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대북 정책 수단이 별게 없다는 것도 문제지만, 정부가 북한의 로켓 발사 동향을 완전히 놓쳐 허둥댔다는 점에서 여론의 질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는 발사 직전까지도 북한의 로켓 발사가 연기될 것으로 봤다. 북한이 이틀 전인 10일 “기술적 결함이 발견돼 발사 예정일을 (애초 12월22일까지에서) 12월29일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힌 점이 주효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같은 날 “정부는 북한의 기술적 결함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다. 북한의 기술 수준을 알 수 없어 확실하진 않지만, 애초 밝힌 기한 내에 발사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선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인 23~29일 사이에 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특히 우리 정부가 ‘넋을 놓고’ 있었던 것은 전날인 11일 북한이 로켓 ‘은하 3호’를 발사대에서 일부 분리해 수리에 들어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1일 로켓 일부를 발사대에서 떼어냈다고 판단했으니, 12일 오전에 발사할 것이라는 예측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서 ‘북한한테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가 역력한 건 이 때문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어제 로켓 일부가 분리된 것처럼 보인 것은 북한의 고도의 기만전술 같다”고도 했다. 북한이 의도가 어떻든 간에 결과적으로 ‘0점’에 가까운 대북 정보력을 만천하에 드러내면서 북한한테 완벽하게 당한 점을 자인한 셈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보 무능’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사망 이틀 뒤 북한의 발표를 보고 알았다. 같은 해 5월엔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김정은 당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방중으로 오해한 것도 정보 당국의 판단 오류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무능은 ‘안보 무능’과 직결된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도 북한군의 동향에 대해 전혀 모른 채 일방적으로 당하다시피 했다. 또 정부가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으로 규정한 같은 해 3월의 천안함 사태 때도 북한군의 동향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이번 정부 들어 김정일 위원장 사망이나 리설주의 존재, 이번 발사에 이르기까지 정보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 무능에 대한 지적이 커지자, 김관진 국방장관은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식으로 슬며시 말을 바꿨다. 그러나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북한 동향은 위성사진으로밖에 알 길이 없다. 어제 발사체 분리 비슷한 모습을 보인 것도 위성사진 판독의 결과다. 애초 북한 정보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정보 부족을 사실상 인정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 국민은 갑작스런 북의 로켓 발사 소식에 놀랐고, 이명박 새누리당 정부의 안보 무능에 다시 놀라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창현 이태희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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