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사일 사격대기”

북한군 수뇌부 한밤에 소집
“미국의 공갈 끝장내야” 야포1호 전투 태세
청와대 “도발은 아니다” 신중 태도

29일 오전 0시30분 북한 평양의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인민군 수뇌부를 긴급 소집했다.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을 비롯해 현영철 총참모장, 리영길 작전국장, 김영철 정찰총국장, 김락겸 전략로켓(미사일)군 사령관 등이 모두 모였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한밤에 북한군 수뇌부가 긴급히 소집되고, 이 사실이 북한 언론에 바로 공개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먼저 김영철 총국장이 “미군의 스텔스 전략 폭격기인 비(B)-2가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28일 한국의 직도 사격장에서 훈련탄을 투하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보고했다. 이어 김락겸 사령관이 인민군의 전략 타격 수단의 상태에 대해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김정은 제1비서는 “미국이 핵으로 우리(북한)를 위협공갈하는 시대를 영원히 끝장내야 한다. 전략로켓들이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 남조선(한국)을 비롯한 태평양 작전구역 안의 미군 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게 사격대기 상태에 들어가라”고 지시하고, 전략로켓들의 기술준비 공정계획서에 서명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북한군의 움직임은 28일 미군의 스텔스 전략폭격기 비-2가 한반도에서 훈련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파악하고 있다. 청와대도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북한의 조처를 ‘도발’이나 ‘명백한 도발 징후’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규원 석진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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