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양건 서울방문 후속회담서
“남쪽, NLL 전제로 주장” 발언도
“남쪽, NLL 전제로 주장” 발언도
2007년 10월 정상회담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남북 정상이 해주 지역과 백령도에서 연평도에 이르는 주변 해역에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만들자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공동어로구역 등 실무적인 문제에서 양쪽의 견해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공동어로구역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 때 밝힌 대로 우리의 북방한계선과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군사분계선의 중간수역이었다. 그러나 우리 쪽 입장은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정상회담 때 확인한 남북기본합의서상의 북방한계선이었다.
박선원 당시 청와대 비서실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이 최근 공개한 메모를 보면, 김양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정상회담 직후인 11월29일 서울을 방문해 남쪽 관계자들에게 “선(엔엘엘) 얘기는 하지 말자. 선은 없다고 치고 하자는 것인데 국방장관은 선을 딱 전제로 주장한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이에 대해 백종천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은 “선은 머릿속에 없을 텐데 구역을 놓고 얘기하자. 남북이 구역을 다르게 내놓고 있으니 거기서 절충해야”라며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남북은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그해 12월 말 개성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추진위원회 제1차 회의를 열어,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2007년 정상선언을 사실상 불인정함으로써 추가 논의를 하지 못해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합의는 ‘사문서’가 됐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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