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예산: 8조3천억
차기전투기 사실상 ‘F-35A’ 낙점
경쟁기종 없이 수의계약으로 진행
가격 오르고 기술이전 어려울수도
5년뒤 인도돼 ‘전투기 부족’ 지속
예산 부족탓 한국형 개발 차질 예상
차기전투기 사실상 ‘F-35A’ 낙점
경쟁기종 없이 수의계약으로 진행
가격 오르고 기술이전 어려울수도
5년뒤 인도돼 ‘전투기 부족’ 지속
예산 부족탓 한국형 개발 차질 예상
미국 록히드마틴이 개발중인 F-35A가 우리 군의 차기 전투기로 낙점되는 분위기다. 22일 열릴 합동참모회의에서 ‘우수한 스텔스 성능’을 작전요구성능(ROC)에 넣을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그러나 F-35A가 차기 전투기로 결정될 경우, 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기종이나 개발 방식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공군은 애초부터 F-35A만 충족할 수 있는 작전요구성능을 제시했고, 지난 9월 기종 선정이 무산되는 과정에서는 전직 공군참모총장들도 이를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미래에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우수한 스텔스 성능’을 가진 전투기를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는 스텔스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고 있고, 일본은 미국에서 F-35A를 일부 구매한 뒤 60여대를 스스로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스텔스 전투기 구매에 따른 ‘희생’도 적지 않다. 공군은 F-35A로 60대를 사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현재 책정돼 있는 사업비 8조3천억원(전투기값 7조5천억원)으로는 불가능하다. 3조~4조원이 더 필요하다. 따라서 40대, 20대로 분할 구매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경쟁 기종이 없어 수의계약을 하게 된다. 따라서 지난 9월 마지막 입찰에서 미국 정부가 제시한 10조원(60대) 안팎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사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 이전 등 구매 조건도 지난번보다 훨씬 불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군의 전투기 부족도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공군은 차기 전투기 사업과 한국형 전투기 사업이 계속 늦어지면서 수십대의 전투기 부족을 예상하고 있다.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장은 “이번에 F-35A가 선정되면 40대 정도만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20대가 추가로 부족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공군은 이번에 40대를 구매하면 20대 정도를 추가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예산 사정으로 볼 때 3조~4조원(20대)에 이르는 전투기 추가 구매는 쉽게 결정되기 어렵다. 더욱이 F-35A의 실제 인도는 2018년에야 개시될 수 있어, 공군은 만성적인 전투기 부족 상황을 겪을 수도 있다.
22일 차기 전투기와 함께 작전요구성능이 결정될 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미래도 그리 밝지 않다. 무엇보다 공군의 요구대로 쌍발 전투기를 신규 개발하면 비용이 8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전투기 사업에서도 3조~4조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고,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도 8조원이 필요하다면 현재의 국방 예산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차기 전투기 사업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바뀌면서 기술이전도 받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군의 한 관계자는 “F-35A를 선정한다고 한국형 전투기 사업이 물건너가는 것은 아니다. 공동 사업을 하거나 기술 자문을 받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전투기의 수준을 조정할 수 있지만, 개발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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