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건설 사업 등 대규모 건설 잇따르면서 건축대학 인기 치솟아
남한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12월은 대학 입시철이다. 최근 북한에서는 평양 건설 사업과 마식령 스키 호텔 건설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이 잇따르면서 건축대학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18일 한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서 12월은 대입 예비시험을 치르고 예비시험 순위에 따라 대학 추천권을 받는 시즌이다. 올해는 여느 때와 달리 대입 준비생들 속에서 건축종합대학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과거엔 평양시나 도급 제1중학교(영재학교) 졸업생들이 건설건재대학(건축종합대학의 전신)은 거들떠보지 않았는데 올해는 이 학교 추천권을 놓고 경쟁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4년제 건축 기술자 양성기관으로는 평양건설건재대학이 유일하다. 그밖에 각 지역에 설계전문학교나 건재전문학교가 있는데, 이들은 2년제 전문대들이다. 애초 이 대학들은 그리 인기 있는 대학들이 아니었는데,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건축·건설을 강조하면서 주가가 높아졌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는 올해 1월 이 대학을 종합대학으로 승격시키고 대학 이름을 ‘평양건축종합대학’으로 직접 지어줬다. 11월 말에는 이 곳을 방문해 자신이 대학의 명예총장이 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제1비서는 장성택 전 당 행정부장의 처형 직후에도 군 설계연구소를 시찰하는 등 건설 부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렇게 김 제1비서가 관심을 보이자, 평양건축대의 인기가 과학기술 쪽의 최고 명문대인 김책공업종합대학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평양건축대의 인기는 최근 대규모 건설 공사가 벌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김 제1비서의 집권 전후로 장 전 부장이 주도한 ‘수도(평양) 건설 사업’이 활발하게 벌어졌고, 그 결과로 김일성 광장 주변에도 20~30층의 고층 살림집(주택)들이 대거 들어섰다. 또 원산에 마식령 스키장을 건설하면서 마식령 호텔을 지어 최근 김 제1비서가 이 곳을 방문해 지도하기도 했다.
이 북한 소식통은 “몇 년 전부터 외화벌이 회사나 내각의 힘 있는 부처들이 스스로 아파트를 건설해 분양하고 지방에서도 돈 있는 개인들이 자신의 주택을 직접 짓는 일이 유행이 됐다. 이로 인해 미장공을 포함해 건설 기술자의 수요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건축대학의 인기 상승과 함께 최근 건축 관련 직업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소식통은 현재 북한의 비합법적인 일용 노동자 시장에서 고급 미장공의 일당은 중국돈 100위안(북한돈 약 13만 원)으로 웬만한 노동자의 월급보다 더 많다고 전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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