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전 대사 일행 평양 방문
그레그, 대표적 대북한 대화론자
‘한국전 참전’ 출신 매클로스키는
워싱턴 정가에서 영향력 훨씬 커
2010년 노근리평화상 받기도
그레그, 대표적 대북한 대화론자
‘한국전 참전’ 출신 매클로스키는
워싱턴 정가에서 영향력 훨씬 커
2010년 노근리평화상 받기도
10일 북한 외무성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한 도널드 그레그(86) 전 주한 미국대사 일행은 미국의 아시아 외교에서 중요한 구실을 해온 인물들이다.
그레그 전 대사는 1989~1993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내며 남북관계 개선 등을 지지한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한 대화론자다. 1973년부터 1976년까지 미 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 책임자로 일했으며, 1980년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멤버를 지낸 한반도 문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미국의 한반도 연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4년에도 평양을 방문했다.
그레그 대사와 함께 방북한 피트 매클로스키(86) 전 연방 하원의원은 1972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기도 한 저명한 정치인이다. 한국에서는 그레그 전 대사가 더 유명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매클로스키 전 의원의 영향력이 훨씬 강력하다고 한다.
그는 1967~1983년 16년간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 의원을 지냈고, 반전운동과 인권변호사로 헌신해왔다. 한국전쟁에 해병대 장교로 참전한 그는 한국전쟁기념사업회 회장으로서 한반도 평화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한국전쟁 초기 충북 영동에서 일어난 미군의 민간인학살사건인 ‘노근리 사건’의 진상조사반 자문위원으로서 학살의 진실을 밝히려고 애쓴 그는 2010년 노근리평화상 인권부문상을 받았다. 베트남전에 반대하며 반전평화 운동에 앞장선 그는 미국과 베트남의 수교 협상 과정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7년에는 민주당 지지로 돌아섰다.
그는 최근 북한을 방문해 한국전쟁에서 숨진 이들을 추모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으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한 것처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 관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그는 지난해 7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국전쟁참전기념탑 부지 헌정식에서 “닉슨이 베이징에서 한 것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다면 한반도에서 의미있는 평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태평양세기연구소의 빌딩브리지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된 뒤에는 “내 생애에서 건설하고 싶은 유일한 다리는 남북한의 사람들이 다시 평화롭게 하나가 되게 할 수 있는 다리”라는 소감을 밝혔다.
매클로스키 전 의원이 평양에 머무는 동안 케네스 배씨 석방 문제와 관련해 어떤 구실을 할지도 관심사다. 앞서 지난 5일 찰스 랭걸(민주·뉴욕) 등 한국전쟁 참전군인 출신 미 연방 하원의원 4명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한테 미국 내 한인 이민자의 이산가족 상봉 및 케네스 배씨 석방을 촉구하는 편지를 뉴욕의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전한 바 있다.
방북단의 일원인 스펜서 김은 아시아와 미국의 폭넓은 교류와 이해 확대를 목표로 하는 ‘태평양세기연구소’의 설립자이며, 북-미 민간 교류협력을 적극 지원해온 기업인이다. 2008년 2월에는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을 후원했고, 미국 시러큐스대학과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의 정보기술(IT) 협력도 후원했다. 린 터크 전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1990년대 북-미 협상에 참여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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