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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도, 통일의 주인이다

등록 2014-02-18 21:03수정 2014-02-18 23:02

통일대박론을 넘자
북한은 남한과 중국 중 어느 쪽을 경제협력 파트너로 삼을까?

박근혜 정부가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통일대박’을 이뤄내려면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이다. 북쪽이 최근 외국자본 유치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방관하거나 머뭇거릴 경우, 북쪽은 중국을 ‘장기발전 파트너’로 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통일대박’이 아니라 ‘중국 대박’을 지켜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북쪽의 외국자본 유치 열망이 얼마나 큰지는 평양마저도 경제특구로 지정했다는 사실에서 잘 알 수 있다. <한겨레>가 최근 입수한 북한 합영투자위원회의 투자유치 설명회 동영상을 보면, 북쪽은 평양 은정구를 ‘첨단기술개발구’로 지정했다. 이 동영상에서 북쪽 관계자는 대표적 과학기술단지인 평양 은정과학지구에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단지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영상은 북쪽이 외국자본 유치에 활발히 나선 지난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쪽이 평양에 첨단산업단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해 1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한 바 있으나, 동영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은 평양 은정지구의 300㏊ 터에 정보처리기술, 나노신소재, 첨단공업설비, 생명과학 등 첨단 복합기술 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오랫동안 대북 무역사업을 해온 한 사업자는 “북쪽은 지난해 5월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한 데 이어 11월 세부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런 움직임은 ‘점→선→면’으로 발전한 중국식 개혁·개방 원칙을 뛰어넘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북쪽은 ‘점’과 함께 ‘선과 면’의 개방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북쪽 당국이 경제 회생을 위해 외자 유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구상이 남쪽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하고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우리 정부가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기업 연구소 소속 북한 연구자는 “13개 경제개발구와 새로운 경제특구들이 대부분 북쪽과 중국의 접경지역이나 해안지역에 몰려 있다. 반면 남쪽을 염두에 뒀다고 판단할 수 있는 곳은 개성공단 옆에 위치한 개성첨단기술개발구가 거의 유일하다”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통일대박이냐 중국대박이냐…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다

북 경제특구, 중국 접경지역 몰려
경협파트너 중국 염두 가능성
중국서도 노동력·자원 수혈 절실

북한 외자유치 본격화 시점
한국정부가 적극 다가서야 할 때

실제로 북쪽은 이들 특구 및 개발구에 대한 남쪽 자본의 유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최근 공개된 관련 법규의 투자 주체 규정을 보면 명확해진다. 최근 제정된 나선경제지대법 및 황금평경제지대법(이상 2011년 12월3일)과 경제개발구법(2013년 5월29일)은 “다른 나라의 법인, 개인과 경제조직, 해외 동포” 등을 투자 주체로 삼고 있다. 투자 주체에 ‘남측 자본’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와 달리 개성공업지구법과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은 ‘남측’을 투자 주체로 명기하고 있다. 북한이 이미 장기 경제발전 파트너로 중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북-중 경제협력은 중국의 이해와 맞아떨어진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 동북3성의 경제발전을 위해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진향 한반도평화경제연구소장은 “해마다 경제가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동북3성의 경우, 값싼 노동력과 자원의 공급처로 북한이 꼭 필요하며, 이미 투자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나진항 투자를 통해 나진항 1호 부두에 대한 사용권을 획득한 상태에서, 4~6호 부두에 대한 신설 권한도 따낸 게 대표적 사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북쪽은 ‘통일의 대상’이라기보다 오히려 ‘누구에게 대박을 안겨줄지’를 결정할 수 있는 주인이다. 물론 유엔 제재와 북-미 적대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북쪽은 운신 폭이 좁은 게 사실이다. 외국투자 유치도 단기적으로는 목표량을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이럴 때야말로 남쪽이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단둥에서 북쪽 노동자들이 생산하는 축구 수제화공장을 운영하는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은 “정부가 지금 나서지 않으면 야금야금 투자를 진행하는 중국이 결국 ‘대박’을 터뜨릴 것이다. 남쪽은 그것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는 처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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