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대박론을 넘자
경협파트너 중국 염두 가능성
중국서도 노동력·자원 수혈 절실 북한 외자유치 본격화 시점
한국정부가 적극 다가서야 할 때 실제로 북쪽은 이들 특구 및 개발구에 대한 남쪽 자본의 유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최근 공개된 관련 법규의 투자 주체 규정을 보면 명확해진다. 최근 제정된 나선경제지대법 및 황금평경제지대법(이상 2011년 12월3일)과 경제개발구법(2013년 5월29일)은 “다른 나라의 법인, 개인과 경제조직, 해외 동포” 등을 투자 주체로 삼고 있다. 투자 주체에 ‘남측 자본’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와 달리 개성공업지구법과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은 ‘남측’을 투자 주체로 명기하고 있다. 북한이 이미 장기 경제발전 파트너로 중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북-중 경제협력은 중국의 이해와 맞아떨어진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 동북3성의 경제발전을 위해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진향 한반도평화경제연구소장은 “해마다 경제가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동북3성의 경우, 값싼 노동력과 자원의 공급처로 북한이 꼭 필요하며, 이미 투자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나진항 투자를 통해 나진항 1호 부두에 대한 사용권을 획득한 상태에서, 4~6호 부두에 대한 신설 권한도 따낸 게 대표적 사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북쪽은 ‘통일의 대상’이라기보다 오히려 ‘누구에게 대박을 안겨줄지’를 결정할 수 있는 주인이다. 물론 유엔 제재와 북-미 적대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북쪽은 운신 폭이 좁은 게 사실이다. 외국투자 유치도 단기적으로는 목표량을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이럴 때야말로 남쪽이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단둥에서 북쪽 노동자들이 생산하는 축구 수제화공장을 운영하는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은 “정부가 지금 나서지 않으면 야금야금 투자를 진행하는 중국이 결국 ‘대박’을 터뜨릴 것이다. 남쪽은 그것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는 처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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