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지금은 때 아니다”
6자회담 미국쪽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4일 공동문건 4차 초안에 대해 “미국은 이 초안의 일부를 수정하기를 원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비교적 많은 수정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 이틀째인 이날 양자협상에 나서기에 앞서 숙소인 베이징 중국대반점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지켜볼 예정이며, 그래서 오늘이 중요한 날”이라고 덧붙였다.
-4차 초안에 한반도 ‘평화 체제(레짐)’에 관한 언급이 있는지 확인해줄 수 있나?
=그에 관한 일반적 언급이 있으며, 평화체제는 상당수 회담 참가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다. 그러나 이는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당사자들과 함께 적절한 포럼을 통해 다뤄져야 할 것이다. 핵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지금의 시점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 분명 그 문제는 매우 중요한 현안이며, 6자회담의 과정을 그 모멘텀으로 활용하고 싶다.
-미국의 제안에서 수정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대목은 무엇인가?
=4차 초안과 관련해 우리는 중요한 현안들이 남아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문구의 문제인데, 그에 대해선 자세히 언급하고 싶지 않다. 이런 종류의 협상들이 그러하듯이 정말 ‘악마는 구체적인 내용 속에 숨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태도변화 조짐은 있는가?
=휴회 뒤 지난 한달여 동안 북한이 뭘 했느냐 하는 것이다. 오늘 그걸 알고 싶다.
-북한이 경수로 요구를 철회한다면 미국은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는가?
=궁극적으로 민수용으로 핵을 이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다. 나의 주된 관심은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데 있으며,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일반적 원칙을 검토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에 관한 합의를 한 뒤에 다른 문제들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껄끄럽던 북-일 가장 먼저 만나 납치문제등 거론…고이즈미 수교의지와 연관 북한과 일본이 14일 오전에 만나 1시간20분 가량 협의를 했다. 지난달 1단계 회의에선 일본의 끈질긴 제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중국의 휴회 선언 뒤 잠시 만난 게 고작이었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를 우선시 한 일본은 북한의 이런 무시까지 겹쳐 소외감마저 느껴야 했다. 14일 양자회의의 가장 앞쪽에 북-일 협의가 잡히기까지에는 일본쪽의 물밑 노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일본은 이날 협의에서도 ‘납치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수석대표는 이날 협의에 앞서 “(납치문제는) 우리가 이번 회담과 양자협의를 통해 제기해야 할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북-일의 이번 만남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최근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직후, 북-일 수교 의지를 재천명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의 모든 파벌을 누르고 유일한 실력자로 떠오른 고이즈미 총리가 내년 9월 임기를 마치면 물러나겠다고 밝힌 만큼, 북한도 임기내 수교를 목표로 내건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기대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북-미, 북-일 외교관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든 바 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궁극적으로 민수용으로 핵을 이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다. 나의 주된 관심은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데 있으며,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일반적 원칙을 검토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에 관한 합의를 한 뒤에 다른 문제들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껄끄럽던 북-일 가장 먼저 만나 납치문제등 거론…고이즈미 수교의지와 연관 북한과 일본이 14일 오전에 만나 1시간20분 가량 협의를 했다. 지난달 1단계 회의에선 일본의 끈질긴 제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중국의 휴회 선언 뒤 잠시 만난 게 고작이었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를 우선시 한 일본은 북한의 이런 무시까지 겹쳐 소외감마저 느껴야 했다. 14일 양자회의의 가장 앞쪽에 북-일 협의가 잡히기까지에는 일본쪽의 물밑 노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일본은 이날 협의에서도 ‘납치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수석대표는 이날 협의에 앞서 “(납치문제는) 우리가 이번 회담과 양자협의를 통해 제기해야 할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북-일의 이번 만남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최근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직후, 북-일 수교 의지를 재천명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의 모든 파벌을 누르고 유일한 실력자로 떠오른 고이즈미 총리가 내년 9월 임기를 마치면 물러나겠다고 밝힌 만큼, 북한도 임기내 수교를 목표로 내건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기대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북-미, 북-일 외교관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든 바 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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