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도경 국군사이버사령관이 2013년 11월1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군사이버사 요원의 선거개입 댓글 활동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앞쪽은 당시 국방부 장관인 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심리전단 운영대장 등 진급 확인
사이버사 핵심·상급자도 요직에
국방부서 11명 기소 조사중인 건
김광진 의원 “보은성 인사” 의혹
사이버사 핵심·상급자도 요직에
국방부서 11명 기소 조사중인 건
김광진 의원 “보은성 인사” 의혹
국군 사이버사령부(군 사이버사)의 대선 개입 혐의와 관련해 국방부 조사본부의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주요 관련자들의 진급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입막음용 보은성 인사 특혜가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3일 김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사이버사령부 인사명령’ 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군 사이버사 대선 개입 의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인사들이 지난 5월까지 줄줄이 진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의 분석 결과를 보면, 2010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사이버사 530심리전단 운영대장이던 박아무개 군무원은 지난 1월 심리전단장(3급)으로 진급했다. 사이버사 정보운영대 정보과장으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글 등 350건을 게시한 정아무개 군무원 역시 지난 1월 4급으로 진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역군인들도 마찬가지다. 사이버사 핵심 부서인 3·1센터장을 맡았던 신아무개 대령은 지난해 10월 준장으로 진급했고 사이버사 부사령관에도 내정된 상태다. 또 대선 당시 청와대 국방비서관을 맡았던 윤영범 전 비서관은 지난해 1월 청와대에서 나온 뒤 곧바로 한국철도공사 코레일테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직무와 상관없는 곳이어서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군 사이버사를 관리감독하는 상급 부서인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맡았던 장혁 소장은 진급 뒤 지난 5월 청와대 국방비서관에 임명됐다.
트위터와 블로그 등을 통해 정치 관련 글을 게시한 것으로 드러난 사이버사의 대선 개입 의혹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지난해 12월 이아무개 전 사이버사 심리전단장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사안이다. 기소 당시 ‘윗선’ 보호를 위한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는데, 정치 개입과 관련된 핵심 인사로 꼽히는 연제욱 전 청와대 국방비서관과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도 최근 형사입건돼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의원은 “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의 핵심 3인방으로 불리는 연 전 비서관과 옥 전 사이버사령관, 이 전 심리전단장은 남은 임기를 보장받고 정년퇴직할 것으로 예상돼 연금 수령 등의 불이익은 없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 사건의 수사가 아직 진행중인 상황에서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관련자에 대해 진급과 정년을 보장해주는 행태는 이해하기 힘든 상식 밖의 일로 국방부의 납득할 만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실관계를 파악중이지만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이라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승준 김외현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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