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큰사전 남측편찬위 28명
5년만에 방북 북측과 편찬회의
5년만에 방북 북측과 편찬회의
한국전쟁과 분단 이후 끝없이 멀어져온 남북한의 언어 통합·정리 작업이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2005년부터 남북한의 언어 통합 작업을 벌여온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의 남측편찬위원회 위원장인 홍종선 고려대 교수 등 28명이 30일 방북 길에 올랐다. 다음달 8일까지 북한에 머무는 이들은 평양에서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와 겨레말 남북 공동 편찬회의와 집필회의를 열 예정이다. 사업회가 남북 편찬회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9년 10월 개성에서 열린 19차 편찬회의 이후 5년 만이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29일 남측편찬위원회의 방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은 2005년부터 한해 네차례씩 남북 공동 편찬회의를 열면서 착실한 성과를 내 왔으나 2009년 12월 20차 회의 이후 이듬해인 2010년 ‘5·24조치’에 따라 한동안 교류가 중단됐다. 남북은 그로부터 3년 반 만인 올 7월 중국 선양에서 21차 편찬회의를 재개하면서 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켰다.
남쪽 <표준국어대사전>과 북쪽 <조선말대사전>에서 추출한 표제어에다 현지조사 등을 거쳐 새로 찾은 어휘를 합쳐 33만개의 겨레말을 수록한다는 목표로 시작한 이 사업은 지금까지 21차례 편찬회의와 5차례 집필회의를 통해, 남북이 5만5000여 낱말에 합의한 상태다. 남북은 앞으로 분기마다 낱말 1만8000여개의 뜻을 검토해 2019년 4월까지 사전 편찬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비정치 분야의 순수 사회문화 교류는 지속적으로 허용해 왔다”며 “이번 사업은 민족공동문화유산 보존 및 언어 동질성 회복 사업으로서의 의미를 감안해 방북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민족유산 보호사업’을 강조하는 문건을 발표해, 남북간 문화 교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생겼다. 김 제1비서는 문건에서 “국제기구와 다른 나라들과의 교류사업도 벌려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재봉 최현준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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