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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기싸움’ 문턱 못넘은 채…남북대화 ‘골든타임’ 놓치나

등록 2015-01-26 20:35수정 2015-01-26 21:37

정상회담 거론됐던 연초와 판이
북 또 ‘한미훈련 중단’ 요구
남 ‘선제적 조처 없다’ 고수
남북관계가 대화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비틀거리고 있다. 북한은 갈수록 남쪽 태도를 문제 삼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남쪽은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며 조건 없이 먼저 대화에 나오라고 양보 없이 맞받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연초와는 판이한 분위기다.

북쪽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남북관계가 현재 ‘개선’과 ‘파국’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신문은 또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흩어진 가족·친척 상봉에 관심이 있다면 5·24 조치와 북침 전쟁연습을 비롯한 근본적 장애물부터 제거할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5·24 조치는 물론 한-미 연합훈련과도 연계시킨 것이다. 북쪽이 압박을 높이는 배경엔 대화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는 요구를 남쪽이 일축하고 있다는 불만, 대화 국면 진입과정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가 복합적으로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대남 라인이 지난해 겪은 상황의 학습효과 때문에 대화 전에 ‘전제 조건 충족’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남북은 지난해 2월 고위급 접촉에서 한-미 연합훈련 일정과 관계없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고,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중상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은 “당시 북한은 키 리졸브 연합훈련도 ‘로키’(낮은 수위)로 갈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평양점령’ 작전 훈련이 펼쳐지는 등 대규모로 진행됐고, 민간단체 전단 살포도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북한 대남 라인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남쪽이 이번에는 이 정도 성의를 보이고 있다’고 말할 거리를 찾으려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북한은 지난 19일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정부가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제지 불가’ 방침을 밝히자, 대화 가능성에 대한 회의를 내비쳤고, 이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북한을 회담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현재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전제조건들을 먼저 우리 정부가 선제적으로 조처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제는 ‘기싸움’이 이어질 경우 3월 키 리졸브 훈련 개시 이전까지의 남북대화 재개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도 훈련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 모두 자신의 입장과 원칙만 강조할 게 아니라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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