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오른쪽 일곱째)이 5일 오전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7일 묘향산 둘러본 뒤 8일 서울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방북 이틀째인 6일 평양의 고아원과 양로원을 방문한 뒤 묘향산으로 향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의 면담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이사장 등 방북단 19명은 이날 평양 소재 애육원과 육아원, 양로원을 방문했다고 김대중평화센터가 밝혔다. 북한에서 육아원은 유치원 취학 전 고아를, 애육원은 유치원 나이의 고아를 돌보는 곳이다. 이 이사장은 이날 애육원만 방문하고 묘향산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고령임에도 이 이사장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는 판단에 따라 북쪽이 일정 추가를 제안했고, 김대중평화센터 쪽에서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이사장은 북쪽 어린이들에게 직접 뜨개질해 만든 털모자와 손장갑 등을 선물로 전달했다.
이 이사장 등은 이어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백화원초대소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4시에 평양에서 차로 2시간 거리(150㎞)에 있는 묘향산으로 출발했다. 향산호텔에 여장을 푼 이 이사장은 7일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과 보현사를 둘러보고 평양으로 돌아온 뒤, 8일 서울로 귀환한다.
방북 첫날인 전날 저녁에는 백화원초대소 영빈관에서 북쪽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주최 환영 만찬이 열렸다.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쪽 인사 6명이 참석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센터 쪽은 전했다.
가장 큰 관심거리인 김정은 제1비서와의 면담이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부에선 북쪽이 실무자급인 맹 부위원장을 보내 공항에서 이 이사장을 영접하고 만찬을 주최한 점 등에 비춰 김 제1비서 면담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남 총책임자인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아태위 위원장) 정도는 나왔어야 김정은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제1비서가 93살 고령인 이 이사장을 직접 초청한 점에 비춰, 7일 묘향산이나 8일 서울 귀환에 앞서 백화원초대소로 이 이사장을 찾아 인사를 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 대북 전문가는 “실무자가 영접한 것과 김 제1비서를 만나는 것이 관련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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