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12년 12월 보도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발사되고 있는 북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
‘시엔엔’에 관제시설 첫 공개
미·중 정상회담 향한 메시지인듯
미·중 정상회담 향한 메시지인듯
북한이 로켓 발사를 지휘하는 새 시설을 서방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하며 발사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22일(현지시각) 북한이 외국 언론에 처음으로 위성관제종합지휘소(이하 관제소)에 대한 취재를 허용했다면서 이 건물의 외관과 함께 과학자들과의 짧은 인터뷰를 내보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이날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양국 정상회담을 겨냥해서 자신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의 선임 과학자들은 다수의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낼 로켓의 발사가 임박했다며 마지막 작업의 진도를 설명했다. 이 기구의 현광일 과학개발국장은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부분에서 진전이 있었다”며 “더 미더운 기반에서 더 나은 위성을 운반하기 위해 발사 장소를 고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성을 우주로 내보낼 통제 체계는 완성했다”며 “그리고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중요한 통제 작업도 거의 마무리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 국가우주개발국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특정 시점에 위성을 쏘아 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시엔엔을 초청한 것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한 가운데 미국의 관심을 끌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방송은 이 건물 외관을 비춰주면서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의 핵심 시설임에도 경비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고 전했다. 건물 외벽에는 ‘선군조선의 기상으로 우주를 정복하자’는 표어가 붙어 있었다.
이 방송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최고 대학에서 선발된 젊은 과학자들을 주축으로 한 연구진 300명이 밤낮으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제소에서 근무하는 한 과학자는 인터뷰에서 “요즘 들어 밤낮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제소 과학자들은 로켓 발사의 목적이 평화로운 우주 연구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 과학자는 “우리가 무엇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 핵폭탄을 떨어뜨리겠느냐”고 반문했다.
관제소 관계자는 관제소 내부를 보여달라는 시엔엔의 요청을 거부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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