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힌 6일 오후 고윤화 기상청장이 기상청 브리핑실에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발생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 인근에서 감지된 규모 4.8 지진파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3차 핵실험 때보다 위력·지진파 규모 더 작게 나와”
정부가 6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에 대해 “현재로 봐서는 그렇게까지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며 수소탄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에 대해 보고한 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밝혔다. 황 차관은 “추가로 정보 판단을 해서 그것이 어느 정도 위력인지, 어느 정도 규모로 예측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수치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국가정보원도 이날 “북한이 수소폭탄이라고 하는데, (지진 규모를) 측정한 것으로 봤을 때에는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이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번 3차 핵실험(위력)은 7.9㏏, 지진파 규모는 4.9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위력이) 6.0㏏, 지진파는 4.8로 더 작게 나왔다. 수소폭탄은 (위력이) 수백t이 되어야 하고, 실패해도 수십t이 되어야 한다”고 수소폭탄이 아닐 가능성에 대한 근거를 언급했다. 이 의원은 또 국정원이 이번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와 함께 “대북 제재를 해야한다는 건 분명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아래는 이철우 정보위 간사,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황인무 국방차관의 이날 오후 언론브리핑 내용 일부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이철우 정보위 간사
-수소폭탄 아닐 가능성이 있나?
“리히터 규모로 봤을 때 지난번 3차 실험때 (지진파 규모가) 4.9인데 이번에 4.8로 나왔다. 킬로톤도 지난번에 7.9였는데, 이번에는 6.0이었다. 만약에 수소탄이라면 수백 킬로톤이 나와야 하는데 그거보다 적게 나왔으니, 북한은 수소탄이라고 하지만 그 정도는 못간 것 아니냐. 분석을 더 해봐야 된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 보고에서는 어떤 내용을 보고 받았나?
“국방부에서도 그렇게(수소폭탄이 아닐 가능성) 이야기 했고, 왜 (사전) 징후가 없었느냐는 것은 (북한이) 이미 장착을 해놓고 준비를 해놓았다. 국정원 (보고)에서는 1, 2, 3 갱도가 있는데 1갱도는 이미 폐쇄를 했고, 2갱도에서 이미 두번 실험했고, 그 옆에 가지를 쳐 (또다른) 갱도를 만들어 (이번) 실험을 했다. 안에 이미 장치를 해놨기 때문에 단추를 누르는 시간만 필요했다.(그래서 사전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 수소탄이라는 (명확한) 보고는 없었다.
-기존의 핵실험보다 진전된 것인가?
“중폭핵 정도 되면 (지금 나타난 것보다) 강도가 큰데, 만약에 수소폭탄이 소형화 됐다면 진도 리히터 규모가 약하게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수소폭탄이 소형화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밖에 없다. 다른 나라도 (이렇게 소형화)한 나라가 없기 때문에 그 정도 강도로는 수소폭탄을 하기가 어려운 거 아니냐. 물론 소형화됐는지 그런 것은 분석해 봐야한다.
-수소탄이 아니라면?
“지난번이랑 똑같은 핵폭탄으로 보는 것이지.”
-우라늄탄이나 플루토늄탄?
“그 정도는 아직 얘기가 안 나왔다. 지난번 수준이랑 비슷한 듯하다”
-왜 이 시기에 실험 했는지?
“벼랑끝 전술, (북한이) 더 이상 할 것은 없으니까 원래 7차 대회 있으니까 (북한 인민들에게) 성과 위주로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수소폭탄이 대단한 성과라고 발표하고 북한 인민들을 선동하는 의도 아닐까 (생각한다).”
-대응이나 대책은?
“내일 국회 국방위원회 개최한다. 대북제재를 해야하는 건 틀림없다.”
-대북방송은?
“그 얘기는 아직 없었고, 그 문제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거쳐서 할 문제다. 우리는 현 상황만 보고받았다.”
-대응 보고는?
“NSC 회의에서 기준이 나올 것이다.”
-미국에서는 김양건 사망과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
“오늘 보고에선 없었다.”
-주변 환경오염이 없어서 수소탄 아니냐는 추정도 있는데?
“그런 것은 아까 보고 때 없었다.”
-미국·일본과의 사전 공조나 보고는?
“1~3차 (북한 핵실험)까지는 하루 전에 중국과 미국에 통보해 줬다. 그러면 미국에서 우리한테 통보해 줬는데 이번엔 전혀 통보사실이 없었다. 미국에도 (통보가) 없었다.”
나경원 국회 외통위원장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준비하나?
“어쨌든 강력한 대응에 대한 의지표명 같은 게 필요하니까. 대북 규탄결의안 하려고 했는데, 다만 어떤 형식으로 할 것이냐, 상임위 차원에서 할 것인지 여야 지도부끼리 이야기가 되면 여야 같이 논의해서 하는 게 가장 좋겠다.”
-수소폭탄이 아닐 가능성도 언급을 했는데….
“면밀히 좀더 확인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지금 현재 언론에 나온대로 징후를 몰랐다는 걸 보고는 받았다.”
-(최근) 남북간 갈등 상황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사전예고가 없었던 부분이 조금 (의아하다). 여태까지와의 핵실험과 다른 징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상황 외통위 차원에서 어떻게 보나?
“결국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엔 안보리 회의도 소집됐는데, 좀더 실효성 있는 제재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그동안 유엔안보리 결의나 결의에 따른 제재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적극적 협조를 안해오지 않았나. (이번에는) 중국까지 포함한 좀 더 실효성 있는 제재가 될 수 있도록 유엔안보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메시지의 일관성 및 적극적 대응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교적으로 더 노력을 해야겠죠.”
황인무 국방차관
-수소탄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데?
“그걸 조금 더 추가적으로 정보판단을 해서 그것이 어느 정도 위력이냐 또 어느 정도 규모로 예측되느냐는 것은 조금 더 판단이 필요하다. 현재로 봐서는 그렇게까지(수소폭탄으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수치상 (수소폭탄이 아니라고) 드러났다는 것인가?
“아니다. (앞으로) 수치를 기준으로 해서 평가를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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