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광명성 4호 발사장면을 사진으로 내보냈다. 2016.2.7 연합뉴스
“한미동맹 결정, 주한미군 사령관 건의에 따라 이뤄져”
중국·러시아 사드 거듭 반대…한·미·일과 갈등 양상 격화
대북 확성기 방송도 확대…정부 차원 대응에도 나설듯
중국·러시아 사드 거듭 반대…한·미·일과 갈등 양상 격화
대북 확성기 방송도 확대…정부 차원 대응에도 나설듯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응해 주한미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위한 공식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다음달 열리는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을 사상 최대규모로 진행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한-미의 사드 배치 협의 착수 발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은 최근 북한이 감행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한국과 전체 아태 지역의 평화 안정에 대한 북한의 심각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위협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사드 협의 시작 방침을 공개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반도 사드 배치는 중국의 안보에 거의 영향이 없으며, 한국의 미국 미사일방어(MD) 참여와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국은 사드 구매 계획이 없으며, 사드 전개·운영 유지 비용은 미국 쪽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다만 사드 배치 터와 기반시설은 한국 쪽이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공동실무단을 운용하기로 했으며, 이 실무단에서 사드 배치 터 등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국방부 당국자는 말했다.
류제승 실장은 “한-미 양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동맹의 미사일 방어 태세를 향상하는 조치로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 협의의 시작을 한·미 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며 “이런 한·미 동맹의 결정은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인 스캐퍼로티 대장의 건의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류 실장은 “한·미 공식 협의의 목적은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 및 작전 수행 가능성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토머스 밴달 주한 미8군 사령관도 류 실장과 함께한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이번 중요한 결정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음을 말하고 싶다”며 “연합사령관이 건의하고 동맹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내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 지지가 높아지는 것을 봤다”며 “이제는 사드 문제를 좀 더 발전시킬 때가 됐다고 보고 북한의 위협에 대해 계속해서 긴밀히 협조 공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의 이런 방침에 따라 북한의 핵실험·로켓 발사 대응 방향을 두고 한·미·일 대 중·러의 갈등 양상이 격화할 전망이다.
사드 배치에 대해 거듭 반대 뜻을 밝혀온 중국 정부는 이날 오후 다시 한번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신중한 처리”를 촉구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한-미의 사드 배치 협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중국의 (한반도) ‘미사일방어’문제에 대한 입장은 한결같고, 명확하다. 한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할 때에는 다른 국가의 안전이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화 대변인은 “유관국가(한국, 미국)가 만약 ‘지역 미사일방어(시스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조치를 추진한다면 반도 상황을 자극해 긴장을 한층 더 끌어올리게 되고 이는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는 데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각방(각국)이 현재의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데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유관국가(한국, 미국)가 이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도 지난 2일 “사드 배치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 태도를 분명히 한 바 있다.
또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대책의 하나로 “올해 한-미연합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최첨단, 최대 규모로 실시하고 추가적인 미국의 전략 자산을 전개해서 연합력 시위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김용현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향후 대응은 선제적, 공세적으로 하겠다”며 이렇게 보고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대북 확성기방송 수단을 추가로 운용하고, 운용시간도 확대함으로써 엄중한 대응의지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군의 한 관계자는 “다음달 7일부터 4월30일까지 진행되는 키리졸브·독수리연습 때 미 해군의 핵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CVN-74) 전단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은 항모강습단의 참여 외에 (예년에 비해) 참가 병력이 5750명, 전투기가 45대 늘어나 최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훈 손원제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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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국방부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와 함께 한미 긴급 대책회의를 하기에 앞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6.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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