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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선군’ 넘어 ‘선당’으로…“유일적 영도” 강조하려 새 직책 만들어

등록 2016-05-09 22:27

9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제1비서가 단상에 앉아 있는 모습. 김 제1비서는 이날 새로운 호칭인 ‘당 위원장’에 추대됐다. AP 연합뉴스
9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제1비서가 단상에 앉아 있는 모습. 김 제1비서는 이날 새로운 호칭인 ‘당 위원장’에 추대됐다. AP 연합뉴스
김정은 새 칭호는 ‘당 위원장’

김정은 ‘유일무이 지도자’ 부각시켜
‘당중앙위 위원장’ 아닌 ‘당 위원장’
김정일때도 ‘당총비서’ 명칭 선택
중국선 ‘당중앙위 총비서’가 최고직

“영원한 주석” “영원한 총비서” 헌정
할아버지·아버지 직책 피하기 ‘고육책’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가 “당의 최고수위”라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추대한 ‘조선노동당 위원장’(당위원장)은, 집단지도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다른 사회주의 국가의 ‘유일당’에는 존재하지 않는 직책이다. 조선노동당의 직제에도 없을뿐더러, 김 제1비서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맡은 적이 없는 직책이다. 그러니까 이번 당대회를 통해 ‘당의 최고수위’라는 뜻으로 새로 만들어진 직책인 셈이다.

어떤 위상과 함의를 지닌 직책일까? 당이 국가를 이끄는 당·국가 체제인 사회주의 국가의 ‘유일당’에선 일반적으로 당중앙위원회가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며, ‘당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이런 집체지도의 리더를 맡는다. 당중앙위원회 식의 집단지도부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라고 부르는 이유다. 당중앙위 위원장보다 권력 집중도가 높은 직책이 ‘당중앙위 총비서’다. 현재 중국의 최고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의 당직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비서다.

김정은 제1비서가 새로 맡은 직책이 ‘당위원장’인 까닭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에 걸친 ‘일인체제’로 나라를 이끌어온 북한 권력의 역사적 변천과 무관하지 않다. 아울러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 제1비서의 “유일적 영도”를 강조해온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김일성 주석은 1966년 10월 제2차 당대표자회의에서 당중앙위 총비서에 오르기 전까지 당중앙위 위원장을 맡았다. ‘김일성 유일체제’의 확립·강화에 따라 당중앙위 총비서를 거쳐 1972년 헌법 개정 뒤 국가주석직에 올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7년 김일성 주석을 “영원한 주석”으로 추대하고 국가주석직을 폐지했다. 현행 북한 헌법 서문은 김일성 주석을 “영원한 주석”이라고 명기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7년 ‘당총비서’직에 올랐다. 눈여겨볼 대목은 중국 공산당의 ‘당중앙위 총비서’가 아니라 그냥 ‘당총비서’라는 사실이다. 북한의 유일무이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한테 집단지도체제의 리더인 ‘당중앙위 총비서’가 격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명칭 조정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2012년 개정 노동당 규약에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라고 명기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새로 오른 ‘당위원장’도 같은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김정은 동지의 유일적 영도”(당대회 결정서)라는 취지에 걸맞게 ‘당중앙위 위원장’이 아니라 ‘당위원장’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당위원장’이라는, 다른 사회주의 국가에 없는 이상한 직책은, 김정은 제1비서가 할아버지(김일성)와 아버지(김정일)한테 헌정한 주석·총비서·국방위원장직을 피하는 한편 ‘유일무이한 최고지도자’임을 강조하려는 고육책이자 위인설관”이라고 비판했다.

이제훈 김진철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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