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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사드 효용성 논란, 국방부 “북한 미사일 요격 가능” …전문가 “사드 실전검증 안 돼”

등록 2016-07-10 19:08수정 2016-07-10 20:02

인구밀집 서울 등 수도권은 사드로 방어 못해
북 기만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도 대응 어려워
한국과 미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공식화하자 사드가 북한의 탄도미사일로부터 남한을 보호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를 두고 논란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실전배치한 탄도미사일을 대부분 요격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전 경험이 없는 사드의 요격 성능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북한 방사포의 사정권인 수도권 방어에는 무용지물이라는 문제점도 여전하다.

국방부는 사드가 남한을 타격할 북한의 지대지미사일 대부분을 요격할 능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0일 <한국방송>(KBS) ‘일요진단’에 나와 “주한미군 사드 1개 포대는 남한 전역의 2분의 1에서 3분의2 범위까지 북한의 스커드·노동·무수단 미사일 등과 같은 단거리·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커드는 사거리 300~700㎞인 단거리 미사일로 남한 대부분 지역이 사정권이고, 노동미사일은 최대사거리가 1300㎞로 일본까지 타격할 수 있다. 무수단은 3000㎞ 이상 날아가 미군의 괌 기지까지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는 최근 자료를 내어 “사드가 지금까지 총 11차례의 요격시험을 모두 성공해 사거리 3000㎞급 이하의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의 이런 주장과 달리, 사드의 효용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많다. 사드 미사일의 평가 담당자인 마이클 길모어 미 국방부 무기성능시험평가국장은 지난해 3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나와 “2007년부터 2013년 회계연도까지 9차례 요격시험에서 모두 10기의 미사일 요격에 성공했다”면서도 사드의 취약점을 지적한 바 있다. 길모어 국장이 밝힌 문제점은 △사드 구성 부품이 일관성과 안정적 신뢰도 개선을 보여주지 못한 점 △사드가 극한의 온도·충격·습도·비·얼음·눈·모래·먼지 등에 취약하다는 점 △사드의 정확한 설치 및 작전태세 유지를 위한 도구와 진단장비가 부족한 점 등을 들었다. 문제는 이런 취약점이 실전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특정 상황이 주어진 실험에서는 별 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실전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기만탄 등을 사용할 경우 사드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지적된다. 시어도어 포스톨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지난해 6월 <한겨레>의 의뢰로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검토한 결과,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은 탄두가 하강 단계에서 똑바로 내려오지 않고 빙글빙글 돌거나 나선형 궤적을 보이는 등 불규칙하게 움직여 요격이 어려우리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노동 미사일은 고도 100㎞ 이상에서 기만탄을 운용하면 사드가 진짜 탄두와 기만탄을 구별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걸프전에서 패트리어트도 궤적이 불규칙한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한 사례가 있고, 기만탄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준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노동 미사일에는 기만탄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미사일 개발을 가속하는 상황에서는 기만탄 운용이 먼 미래의 일이라고만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사드가 인구 최대 밀집지역인 수도권 방어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은 미 국방부도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미 국방부는 1999년 5월 미 의회의 요청으로 작성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역미사일방어(TMD) 구성 옵션 관련 의회 보고서’에서 “사드와 같은 대기권·외기권 상층 방어체계는 대기권의 최저 요격 가능 고도가 높아 한국 북부지역을 공격하는 위협(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휴전선에서 40㎞ 남짓 거리인 서울 등 수도권에 미사일을 쏘면 고도가 높게 올라가지 않아 요격 고도가 40~150㎞인 사드로는 맞춰 떨어뜨릴 수 없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이번에 사드를 배치할 지역으로 경기 평택 등 수도권 인근보다 경북 칠곡 등 남부 지역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내비치는 것도 이런 사정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이미 북한 방사포의 사정권이어서, 북한이 수도권을 공격하려고 굳이 미사일을 동원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방사포는, 사드는 물론 패트리어트도 요격 능력이 없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북한이 최근 개발에 열을 올리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사드로 요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한민구 장관은 “북한 잠수함발사미사일이 동해안 동북방에서 발사되면 사드로 요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사드 레이더의 탐지 각도인 좌우 120도를 벗어난 곳에서 쏘면 사드가 잡아낼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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