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태평양 괌 기지에 배치된 사드 포대에서 한국의 국방부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레이더 전자파를 측정하고 있다. 괌 미 36비행단 제공
미군, 한국 언론에 괌 사드 기지 첫 공개
“사드 레이더, 전자파 허용 기준치의 0.007% 수준”
사드 성능에 대해선 ‘작전 보안’ 이유로 설명 꺼려
“사드 레이더, 전자파 허용 기준치의 0.007% 수준”
사드 성능에 대해선 ‘작전 보안’ 이유로 설명 꺼려
“사드 레이더는 지면보다 더 높은 각도로 빔을 쏜다. 통제구역인 100m를 넘어선 지역에선 안전하다.”
18일(현지시각) 태평양 괌의 ‘아마딜로 기지’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를 운용하는 ‘탤런’(Talon) 팀의 미군 관계자가 한국 기자단에 사드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이날 미군은 한국 기자단에 괌의 사드 기지를 공개했다. 이 행사는 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 결정 이후 국내에서 사드 엑스(X)-밴드 레이더(AN/TPY-2)의 전자파 유해성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가 이를 불식시키려고 미군의 협조를 얻어 마련한 자리다. 앞서 14일 한국 국방부가 수도권의 패트리엇 기지와 충청지역의 그린파인 레이더 기지를 공개한 데 이은 2탄인 셈이다.
미군이 괌 사드 기지를 해외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그것도 급히 추진된 일정이었음에도, 사드 기지 공개가 성사된 것은 미군도 그만큼 사드의 안전성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논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날 행사에서 국방부가 가장 공을 들인 대목은 사드 레이더 전자파 현장 측정이었다. 괌 북쪽에 있는 사드 기지는 그 앞으로 해변까지 2km 남짓 숲이 이어졌다. 그 사이에는 군 시설이 일부 있을 뿐 민가는 없었다. 전자파 측정은 사드 레이더에서 1.6km 떨어진 군 훈련장에서 이뤄졌다. 경북 성주의 사드 포대에서 가까운 민가까지 거리 1.5km와 얼추 비슷한 곳이다.
측정하는 동안 계측기 숫자가 오르내렸다. 측정을 맡은 한국 공군 간부는 “6분 동안 측정한 결과 최대 전자파는 0.0007 W/㎡였고, 평균 전자파는 0.0003 W/㎡로 나왔다”며 결과를 기자들에게 보여줬다. 그는 “허용 기준치 10W/㎡의 0.007%에 불과한 수치”고 말했다. 옆에 있던 미군 관계자가 당시 훈련장 주변에 몇몇 민간인 업자들이 건설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가리키며 “전자파 위험이 있다면 여기서 사람들이 공사를 할 수도 없다”고 거들었다.
다른 미군 관계자는 직접 도면을 그려가며 전자파의 위해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레이더 빔은 통상 5도 이상의 각도로 올려 쏜다. 최소한 5도 각도로 쏠 경우 빔이 100m에서는 지면으로부터 8.75m 위로, 500m에서는 43m 위로, 3500m에서는 314m 위로, 5500m에서는 837m 위로 지나간다. 350m 높이의 고지에 설치하면 그만큼 더 위로 지나가기 때문에 지면에선 전자파 영향이 거의 없다.”
사드 사격통제소(TFCC)와 레이더, 발전차량 등이 모여있는 작전 지역에선 엄청난 굉음에 귀가 멍멍했다. 미리 준비한 귀마개를 착용하고 시설을 둘러봐야 할 정도였다. 발전기 소음이었다. 그러나 500m 떨어져 있는 발사대로 이동했을 때는 소음이 거의 없었다. 미군 관계자는 “앞으로 상업용 전기를 쓰고 발전차량을 예비용으로 돌리면 소음이 줄어들 것”이라며 “한국의 성주에서는 상업용 전기를 쓰기 때문에 소음 문제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관계자들은 성주에 배치될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드 포대 운영 책임자인 미군 간부는 “새로운 위협에 대항하려면 사드를 그쪽으로 다시 돌려야 하는데 그건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말했다. 사드가 성주에서 북한 쪽으로 고정 배치되는 만큼 짧은 시간에 중국의 특정 지역 쪽으로 방향을 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군들은 사드의 성능에 대해선 대체로 ‘작전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설명을 꺼렸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이 기만탄을 운용할 경우 사드가 이를 가려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군 관계자는 “적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특정 사안까지 들어가는 것은 제한돼 있다”며 답변을 피했다. 사드 레이더의 능력에 대해서도 “작전 보안 때문에 무수단이 정확히 어떤 특정 궤도에 왔을 때 탐지하는지 말하기 어렵다”고 넘어갔다. 이날 행사에 동행한 로버트 헤드룬드 주한미군 기획참모부장(해병소장)은 ‘성주가 사드 배치지역으로 선정된 배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작전 운용의 효과, 방어 범위, 안전 환경 건강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선정됐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왜 작전 효과가 있는지는 보도 가능한 상황에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괌/국방부공동취재단,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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