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미영 이산가족 북측 단장이 2000년 8월18일 숙소인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을 나서며 환송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통일부는 24일 고 류미영 북한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의 남쪽 거주 차남 최아무개(70)씨의 방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통일부가 개인의 방북 신청을 승인한 첫 사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쪽으로부터) 모친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은 (고 류 위원장의) 차남이 방북을 신청해, 이산가족 상봉과 인도주의 차원에서 지난 19일 이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1주일 일정으로 방북한 최씨는 현재 평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고인은 슬하에 2남3녀를 뒀는데, 장남은 세상을 떠났고 세 딸은 외국에 거주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가 개인의 방북을 승인할 때, 이번 사례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23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등의 공동 명의로 낸 부고에서 “류미영 선생이 폐암으로 23일 12시10분에 95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고 밝혔다.
고 류 위원장은 1921년 만주에서 태어났으며, 상하이임시정부 국무위원 겸 참모총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류동렬 선생이 부친이다. 남편인 고 최덕신(1989년 사망)씨는 군 출신으로 박정희 정권에서 외무부 장관까지 지냈다. 부부는 1976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1986년 동반 입북했다. 고 류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상임위원 등을 지냈으며, 2000년 제1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때 북쪽 단장으로 방남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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