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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피우진 보훈처장, ‘부당전역’ 맞선 첫 여성 헬기조종사

등록 2017-05-17 22:35수정 2017-05-18 01:15

청와대 “유리천장 뚫고 처음 가는 길 개척”
암투병 전역시키자 법정투쟁 끝 복귀
군 퇴역 뒤 인권위 전문위원 활동도
18대총선 땐 진보신당 비례대표 출마
피우진 보훈처장이 17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임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피우진 보훈처장이 17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임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피우진(61) 예비역 중령을 국가보훈처장에 임명한 것은 여러모로 눈길을 끈다. 주로 보수 성향의 예비역 장성급 남성이 도맡아온 보훈처장에 진보 성향의 예비역 영관급 여성이 임명된 게 파격적이다. 여성 보훈처장은 1961년 보훈처 설치 이후 처음이다. 보훈처가 행사를 주관하는 제37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신임 처장을 발표한 점도 눈에 띈다.

피우진 처장은 충북 충주 출신으로 청주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그는 특전사 중대장을 거쳐 육군 첫 여성 헬기조종사로 활약했다. 청와대는 “피 처장은 남성 군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길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유리 천장을 뚫고 여성이 처음 가는 길을 개척해왔다”고 설명했다.

피 처장의 군 생활은 지난 2002년 유방암 진단으로 위기를 맞았다. 그는 절제수술과 항암치료를 마치고 회복했지만, 군 당국은 ‘신체 일부가 손상될 경우 퇴역시킨다’는 군인사법의 자동퇴역 규정을 적용해 2006년 11월 강제 전역시켰다. 이에 피 처장은 퇴역 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1년7개월여 법정투쟁 끝에 2008년 5월 현역으로 복귀했다. 그는 국방부와 소송을 벌이는 동안 진보신당 비례대표로 18대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피 처장은 복귀 이후 논산육군항공학교 교리발전처장으로 일하다, 2009년 9월 계급 정년으로 30년여 군생활을 마무리했다.

피 처장은 2015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 전문위원으로 활동해왔으며, 지난달 25일엔 젊은여군포럼 대표 자격으로 예비역 여군들과 함께 문 대통령 지지선언을 해 관심을 모았다. 예비역 여군이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67년 여군 역사상 처음이었다. 그는 당시 지지 선언에서 “사람이 빠진 안보는 가짜 안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상이군인으로서 본인이 보훈대상자인 피 처장은 이날 “보훈은 안보의 과거이자 미래”라며 “지금 보면 보훈 가족들이 다소 소외감도 느끼고 자기들이 잊히지 않나 많이 걱정하는 것으로 아는데, 보훈 가족 중심으로 보훈정책을 앞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것이냐”는 질문에 “애국가도, 임을 위한 행진곡도 씩씩하게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국가보훈처는 국민의 마음을 모으지 못했다. 온 몸으로 나라사랑의 의미를 보여준 신임 보훈처장 임명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보훈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인 지난 11일 박승춘 전 보훈처장을 해임하고, 이튿날엔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1년 2월 보훈처장에 임명돼 6년3개월여를 재임한 박 전 처장은 ‘나라사랑 교육’을 내세워 대국민 안보교육에 치중하며 정작 보훈처 본연의 업무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비등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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