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트럼프 만난 정상들, 당당하거나 코드 맞추거나

등록 2017-06-28 20:53수정 2017-06-28 22:06

예측불허 트럼프 스타일
관례 얽매이지 않는 파격

아베 투자 선물에 화기애애
현안 쌓인 메르켈엔 찡그려
마크롱과는 악수 기선잡기

전문가 “예의 지키되 당당하라”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앉아 사진기자들에게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앉아 사진기자들에게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했다. 취임 뒤 첫 정상외교다. 회담의 상대방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뒤 기존의 외교 관례를 무시한 파격 행보로 일관해왔다.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지난 5개월 남짓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살펴보면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동맹의 예의는 깍듯이 지키되, 국익과 관련된 문제에선 당당하고 담대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지금까지 통화 중 최악이다” 지난 1월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 정상과 전화통화를 했다. 1월28일은 맬컴 턴불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차례였다. 턴불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두 나라가 맺은 난민 관련 합의를 지킬 것인지를 물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오스트레일리아 난민캠프에 있는 난민 1250명을 미국이 받아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흥분했다. “그건 최악의 합의였다. (…) 지금까지 통화 중 최악이다.” 그는 1시간 예정으로 시작된 전화통화를 25분 남짓 만에 일방적으로 끊었다. 아무리 불리해도, 동맹국 정상 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위대한 우정의 시작” 지난해 11월1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뉴욕의 트럼프타워를 방문해, 당선자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아베 총리와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썼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 집을 방문했다. 위대한 우정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 실제 아베 총리는 지난 2월10일 정상회담에서 7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과 재래식 무기 등 모든 군사력을 동원해 일본을 방어할 것”이라며, 대일 방위공약을 새삼 강조했다. 안보와 경제를 맞바꾼 셈이다.

“미국에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1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났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집단안보 체제와 무역협정, 이민문제 등 풀어야 할 현안이 만만치 않았다. 이날 회담을 마친 두 사람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기자들이 악수하는 장면을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못 들은 척 찡그린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봤다.

두달여 뒤인 5월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회담이 끝난 뒤 메르켈 총리는 “우리(독일과 유럽)가 다른 나라(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했다. 유럽의 ‘마이웨이’ 선언이었다.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 지난 5월14일 취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첫 정상외교는 나토 정상회의였다. 39살의 마크롱 대통령과 71살의 트럼프 대통령이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강한 악수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더욱 거세게 그의 손을 붙잡았다. 악수는 6초간 계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빼려 하자, 마크롱 대통령이 다시 한번 움켜쥐는 장면이 전세계로 타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였다. 미국의 국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겠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 1일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공식 발표하면서 “(프랑스) 파리보다 (미국의) 피츠버그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를 빗대,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비판한 셈이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