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제18회 세계지식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사 제공/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에 대해 “위험하고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한 제18차 세계지식포럼 강연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으로 보이는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행동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싸움을 거는 것은 그를 웃게 만들 뿐”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유효득표 수에선 앞섰지만, 주별로 할당된 대의원 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밀려 석패했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트위터 등을 통해 최근 잇따라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겨냥해 “(한반도의) 수백만 운명이 외교적 해법에 달려 있는 상황에서 호탕하게 전쟁을 시작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위험하고 근시안적”이라며 “상대를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 것은 엄포나 조롱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미 있는 (대북) 제재가 되도록 하고 경제 압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어 자신이 주도해 이란과 한 핵협상 경험을 언급하며 ‘인내심 있는 외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김 위원장과) 협상이 가능하냐고 하지만, 시도하고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지금 미국이 해야 하는 역할은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모든 주체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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