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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대표단 파견 용의”…김정은, 문대통령 ‘평창 제안’에 답하다

등록 2018-01-01 15:46수정 2018-01-01 15:48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신년사
“겨울 올림픽 성공적 개최 진심으로 바라”
“대표단 파견 용의…당국자 만날 수도”
“핵단추 내 책상 위에 있다” 미국엔 위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평양시 기준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평양시 기준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재차 선언하며,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를 비롯해 향후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갈 뜻을 밝혔다. 반면 북미 대화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은 채 “핵단추가 책상 위에 있다”는 말로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1일 오전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한 육성 신년사에서 “조성된 정세는 지금이야말로 북과 남이 과거에 얽메이지 말고, 북남관계를 개선하며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을 세워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같이 의의있는 해”라며 “민족적 대사들을 성대히 치루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서라도 동결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내비치며, 이를 위한 남북 당국회담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그는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불안정한 정세가 지속되는 속에서는 북과 남이 예정된 행사들을 성과적으로 보장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서로 마주앉아 관계개선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수도, 통일을 향해 곧바로 나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유엔 총회의 ‘올림픽 휴전’ 결의에 따라 한-미 사이에 논의되고 있는 연례 군사훈련 연기 문제와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핵전쟁 연습’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이 ‘공동 노력’을 언급한 것은 한-미 연례 군사훈련이 연기될 경우, 북한도 핵·미사일 도발을 멈출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이후 핵·미사일 시험을 멈췄다. 이 상태가 ‘올림픽 휴전’ 기간인 3월 말까지 이어진다면, 그간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위기 해법으로 제시해 온 이른바 ‘쌍중단’이 넉달여 잠정적으로 실현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을 사실상 대화의 전제로 내세워왔다는 점에서, 이 기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북-미 직접 접촉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북과 남 사이 접촉과 내왕, 협력과 교류를 폭넓게 실현하여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통일의 주체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진정으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원한다면 남조선의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북남관계는 어디까지나 우리 민족 내부 문제이며 북과 남이 주인이 돼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북남 사이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우리민족끼리 원칙에서 풀어나가려는 확고한 입장과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은 서로 등을 돌려대고 자기 입장이나 밝힐 때가 아니며 북과 남이 마주 앉아 우리민족끼리 북남관계 개선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그 출로를 과감하게 열어 나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한반도 정세에서 지난 10년 동안 사라졌던 ‘당사자’가 귀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대외관계에서 남북관계를 가장 비중있게 다룬 것은, 남북관계를 징검다리로 북-미를 비롯한 대외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서두르거나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겠지만, 북한이 대화의 문과 민간교류의 문을 다시 열어놓은 만큼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외교적 공간을 넓혀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정치적으로 선언했던 ‘국가 핵무력 완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 당과 국가와 인민이 쟁취한 특출한 성과는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한 것”이라며 “마침내 그 어떤 힘으로도, 그 무엇으로서도 되돌릴 수 없는 강용하고 믿음직한 전쟁 억제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가의 핵무력은 그 어떤 핵 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인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이라고 덧붙였다.

핵무기를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으로 규정한 김 위원장은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며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은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핵무기 연구 부문과 로케트 공업 부문에서는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탄두들과 탄도로케트들을 대량생산해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핵단추’를 언급한 것은 핵무기의 실전배치가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확실하게 전쟁 억제력을 갖췄다는 점을 과시하며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핵보유국’으로서 비핵보유국에 대한 ‘소극적 안전보장’도 선언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핵 선제공격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는 책임있는 핵강국으로서,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나라나 지역도 핵으로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들과의 선린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핵무력 완성’에 이어 새해에는 ‘병진노선’의 다른 한 축인 경제 건설에 집중할 것임을 밝혔다. 특히 올해는 북한 정부 수립 70주년이어서, 김 위원장으로선 경제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아야 할 처지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에서도 커다란 전진을 이룩했다”며 “올해 중심과업은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고 인민생활을 개선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자립경제’를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 안팎의 어려움에 직면해있는 탓이다. 그는 “경공업 공장들이 설비와 생산공정을 노력절약형, 전기절약형으로 개조하고, 국내 원료와 자재로 다양하고 질좋은 소비품들을 더욱 많이 생산 공급하며, 도·시·군들에서 자체의 원료 원천에 의거해 지방경제를 특색있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지원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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