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2년여만에 마주앉는 남북 ‘평창 넘어 평화’ 밑돌 놓을까

등록 2018-01-05 21:11수정 2018-01-06 00:14

평창·남북관계 개선 의제
북 평창 참가 첫단추 순조로울땐
관계개선 논의 폭·수위 넓어질수도
군사적 긴장완화·이산상봉 등 대기

청와대, 지나친 기대감 경계
관계 전면 복원까지 ‘작은성과’ 중요
통일부, 북 상대 전략·모의회의 부산
평양의 우표 상점에 북한의 역대 겨울올림픽 참가를 기념하는 우표들이 진열돼 있다. 평양/AFP 연합뉴스
평양의 우표 상점에 북한의 역대 겨울올림픽 참가를 기념하는 우표들이 진열돼 있다. 평양/AFP 연합뉴스
남북이 2년1개월 만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남과 북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성사시킨 자리다. 평창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넘어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내는 촉매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9일 예정된 회담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간접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성사됐다는 특징이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을 ‘민족적 경사’로 표현하고, 북한 대표단 파견과 이를 위한 남북회담에 응할 뜻을 내비쳤다. 이에 문 대통령이 2일 지지와 환영의 뜻을 밝히고, 통일부·문화체육관광부에 실무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쪽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남북 최고지도자의 ‘위임’에 따라 한달음에 회담 성사까지 내달렸다.

북쪽이 5일 보내온 전화통지문의 발신인은 리 위원장, 수신인은 조 장관이다. 남쪽이 제의한 고위급 당국회담의 격을 ‘장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회담으로 하겠다는 얘기다. 남북의 장관급 이상이 얼굴을 맞대는 건 2015년 8월 이른바 ‘목함지뢰 사건’과 관련해 당시 남쪽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쪽의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 중앙위 비서가 만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북은 전통문에서 회담 의제를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대표단) 참가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문제’라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 문제’의 폭과 수위는 회담장 안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평창올림픽에 북쪽이 참여하는 문제를 우선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남과 북이 오랜만에 마주 앉는 자리고 당국 간 고위급 협의가 이뤄지는 만큼 양쪽의 상호 관심 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일단 올림픽 참가 문제가 마무리되고 매듭지어져야 그다음에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된 논의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나머지 대화의 여지는 열려 있다고 보지만 그것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회담 의제가 넓어진다면, 최우선적으로 논의될 사안은 기존에 정부가 제의했던 군사분계선상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당국회담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적십자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 간 인적 교류가 있을 때는 남과 북의 군사당국이 회담을 열어 신변 안전보장을 약속해왔다는 전례에 비춰, 군사당국회담이 후속 회담으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

그간 북쪽이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전제로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집단 탈북한 북한 여종업원 12명의 송환을 내걸어온 탓에 적십자회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만나서 얘기해봐야 안다”며 “실무적으로 상봉단, 추진단을 꾸리는 것 등 현실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 이번 회담에서 합의까지 이를 수 있느냐, 없느냐는 단정할 수 없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회담에 앞서 한-미가 북한이 문제 삼아온 연합군사훈련을 평창올림픽 이후로 연기한다고 전격 합의한 것도 회담 전망을 밝히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도 신년사에서 평창을 넘어 ‘남북관계 전면 복원’까지 언급했기 때문에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일단 물꼬를 튼 남북회담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선 ‘작은 성과’를 쌓아나가야 한다.

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남북은 주말에도 판문점 연락채널을 열어놓고 문서교환 방식으로 실무 준비를 하기로 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 간 합의 후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측과 협의할 부분이 있다. 북측도 내주 중에 올림픽위원회와 협의를 가질 예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내부적으론 의제에 따른 협상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실제 협상에서 관철시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부처가 모여 전략회의(장관급)·기획단회의(차관급)·모의회의(실무자급)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