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이 이끄는 금강산 지역 남북합동문화행사와 미식령 스키장 남북 스키선수 공동 훈련 사전점검단이 23일 오전 강원도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북쪽으로 출발하고 있다. 고성/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을 축하하기 위한 남북 합동문화행사가 열리는 금강산과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할 마식령스키장을 사전점검하고자 남쪽 선발대가 23일 오전 2박3일 일정으로 방북했다. 남쪽 당국자가 판문점 이외의 북쪽 지역을 방문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는 이날 이주태 교류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한 선발대 12명이 오전 9시30분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지난 뒤, 10시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동해선 육로로 금강산 지역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동해선 육로가 열린 건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2년3개월여 만이며, 남쪽 당국자가 판문점이 아닌 북한 땅을 밟은 건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가동 중단 이후 처음이다.
선발대는 이날 합동문화행사를 위해 금강산 온정리에 있는 금강산문화회관과 이산가족면회소 등의 시설을 점검했다. 24일에는 북쪽 강원도 원산 인근에 자리한 마식령스키장을 방문해 스키장 설비와 숙박 등 부대시설, 갈마비행장 등을 둘러본 뒤 25일 금강산을 거쳐 귀환한다. 선발대에는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 관계자와 스키협회 관계자, 원산 갈마비행장을 확인할 항공 전문가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발대는 방북 첫날 금강산에서 1차 점검을 마친 뒤 원산으로 이동해 마식령호텔에 여장을 푼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 요청으로 (판문점 연락채널을 경유해) 남쪽 남북회담본부 상황실과 연결하는 직통전화를 북쪽이 마식령호텔에 설치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의 통일부 격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내어 지난 22일 현송월 단장 등 북쪽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때 일부 보수단체가 인공기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사진을 불태우며 시위를 벌인 것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담화에서 “우리의 신성한 존엄과 상징을 모독한 망동과 이를 묵인한 남조선 당국의 그릇된 처사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와 관련한 차후 행동 조치도 심중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남조선 당국의 금후 태도를 예리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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