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북 매체와 속도 맞추기
북한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10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분단의 주범인 미국이 일삼아온 북침전쟁 소동에 영원한 종지부를 찍는 평화 담판이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가 11일 삭제했다.
이 매체는 ‘일정에 오른 조미 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 전쟁소동의 종식과 평화 담판의 시작’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화와 통일을 위한 최강의 승부수를 띄웠다”고 평가했다. <조선신보>는 “그동안 트럼프는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며 조선에 대한 군사행동의 가능성을 내비쳐 왔으나 실제로는 미국의 안전을 위해 무력 충돌을 피하고 핵보유국 조선과 대화를 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라며 “세기를 이어 지속되어 온 조선반도의 분단과 전쟁의 구조를 대담하게 허무는 기회가 도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매체는 별다른 설명 없이 이 기사를 11일 인터넷판에서 삭제했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북한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해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이 아직까지 북-미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는 상황에서 ‘속도’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이슈한반도 평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