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김정은, 중국 지렛대로 ‘대미 협상력 강화’ 노렸다

등록 2018-03-27 21:22수정 2018-03-28 07:50

북-중 전격 정상회담 배경은?
남북·북미 연쇄 정상회담 앞두고
북, 중국과 관계복원 ‘7년 갈등’ 끝내
전환기 리스크 관리 ‘우군’확보
‘미 볼턴 등 매파 대응용’ 분석도
중국도 한반도 영향력 회복 절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타고 온 특별열차가 정차해 있는 중국 베이징역에서 27일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탔던 ‘0001’ 전용열차와 겉모습이 비슷하지만, 번호판 숫자가 ‘0002’인 점을 보면 개량했거나 다른 기종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타고 온 특별열차가 정차해 있는 중국 베이징역에서 27일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탔던 ‘0001’ 전용열차와 겉모습이 비슷하지만, 번호판 숫자가 ‘0002’인 점을 보면 개량했거나 다른 기종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북-중 정상회담이 27일 전격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새달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이뤄진 극적인 회동이다. 북-중 관계가 2011년 말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불편했던 긴 세월을 뒤로하고 전통적 우호관계로 복원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급물살을 탄 한반도 대화 국면이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관련국들의 전방위 대화로 확대되는 신호탄으로도 읽힌다. 한반도 주변 정세의 대화와 화해, 공존을 향한 물결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전격적인 방중과 북-중 정상회담 개최는 북-중 사이에 7년 동안 지속됐던 불협화음이 이제 마침표를 찍었음을 의미한다. 북-중 정상회담은 2011년 5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국가주석 간 회담이 마지막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2011년 12월 집권한 이래 북-중 관계는 순탄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중국이 잇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찬성한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해 정세를 긴장시키는 것에 대해 마뜩잖아했다. 이번 방중은 7년간 지속된 이런 불편한 관계를 종식시키고 전통 관계를 복원하는 의미로 읽힌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예고되면서 북-중 간 최고위급 수준의 대화 재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져왔다. 북-중 두 나라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 정세 변화에서 아무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데서 오는 무력감을 털어버리기 위해서 북-중 관계 복원이 절실하다. 북한은 새롭게 대화국면을 열어가는 전환기에 봉착할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국의 ‘뒷배’가 필요하다. 실제 북-중 관계 복원은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력을 높이는 구실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에 확실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을 상대로 ‘체제 안전 보장’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담보받아야 하는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북-중 관계 복원을 지렛대 삼아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북한이 상당히 고차원적인 수를 쓰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과 대화를 앞두고 북한이 ‘우리에겐 중국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등 강경파들을 중용하면서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무작정 낙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김정은 위원장이 여러 경우의 수를 상정한 ‘우군 확보 전술’로 중국 방문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이 결실 없이 끝날 경우 닥칠 수 있는 미국의 초강경 대북정책에 맞서 중국을 버팀목 삼을 수 있고, 만약 회담이 잘돼 대북제재 해제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과 경제협력을 본격화하는 상황까지 고려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또 남한과 미국, 중국 등과 대화의 폭을 전격적으로 넓혀감에 따라, 고립감을 느낄 일본을 북-일 대화에 나오도록 압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국 입장에선 한반도 국면 전환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고 북한 입장에선 대미 협상 강화 측면에서 북·중이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역사적으로 북-중 관계는 늘 전략적 이해가 합치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가 남·북·미 3각 대화를 얘기했지만, 남·북·중 3각 대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김지은 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