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화해단합의 역사적 만남”
6개면 중 4개면 대대적 보도
김정은-트럼프 담판 앞두고
북한의 정책노선 전환 공식화
TV·라디오도 합의문 전문 공개
6개면 중 4개면 대대적 보도
김정은-트럼프 담판 앞두고
북한의 정책노선 전환 공식화
TV·라디오도 합의문 전문 공개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번영의 새시대를 열어놓은 역사적인 만남” (<노동신문> 1면 머리기사 통단 제목)
북한 매체들이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정상회담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치에서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MDL)을 넘나드는 장면부터 헤어질 때까지 모든 과정을 61장의 사진과 함께 생생히 전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정상회담 과정을 30분짜리 영상물로 편집해 28일 ‘보도’ 형식으로 내보냈다. 북한의 대외용 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과 대내용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도 28일 판문점선언의 전문을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28일치 6개면 가운데 4개면을 정상회담 소식으로 채웠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두 정상이 환한 얼굴로 첫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시작으로, 의장대 사열을 받고 남북의 공식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등이 1면만 해도 15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됐다.
<노동신문>은 2면에서는 두 정상이 이날 오전 판문점 남쪽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연 회담과 오후 나란히 남과 북의 흙과 물을 뿌리며 진행한 기념식수 행사 소식을 전했다.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린 두 정상의 ‘도보다리 밀담’ 사진은 “진지한 담화를 나누셨다”는 설명과 함께 실었다. 회담 내용과 관련해서는 “북남관계 문제와 조선반도 평화보장문제,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를 비롯해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의견들이 교환되였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포함한 공식 결과물인 ‘조선(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은 3면 전체를 할애해 보도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의 이름이 나란이 들어간 판문점선언의 전문을 실었다. 아울러 신문은 두 정상이 “우리 민족의 한결같은 지향과 요구를 반영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탄생을 축하”하며 “뜨겁게 포옹”했다고 소개했다.
<노동신문>은 앞선 1·2차 남북정상회담 때도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전문을 소개하는 등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따라서 <노동신문>의 이번 보도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다만, 판문점선언의 “완전한 비핵화” “핵 없는 한반도” 등의 문구를 가감 없이 전한 데에는,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담판을 앞두고 올해 들어 매우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정책 전환의 실 내용을 국내적으로 공식화하는 의미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경제·핵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와 결속(종결)”을 선언하고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이 당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하며, △북부(풍계리)핵실험장 폐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 중지 등을 안팎에 알렸지만 ‘완전한 비핵화’ ‘핵 없는 조선반도’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문 대통령이 연 만찬에서 두 정상 부부가 정답게 담소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한 뒤 작별하는 과정을 4면에서 자세히 다뤘다. 남쪽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었던 만찬 메뉴를 두고는 “남측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여러가지 요리들을, 우리측에서는 옥류관의 평양냉면을 연회상에 올리며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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