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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남·북·미 대화마다 ’서·김·폼’ 눈에 띄네

등록 2018-05-10 23:02수정 2018-05-10 23:27

폼페이오 “김영철 훌륭한 파트너”
정상회담 핵심 협의 창구로 부각
서훈 국정원장이 두 사람 이어줘
폼페이오와 적극 교류해 신뢰 얻고
평창 때 김영철 포함 ’3각 라인’으로
서훈 국정원장(왼쪽),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
서훈 국정원장(왼쪽),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
“당신은 우리 두 나라 정상의 성공적인 회담 개최를 위해 일하는 데 훌륭한 파트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9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한테 한 말이다. 김 부위원장은 미국 정부의 독자 제재 대상 인물이다. 그런데 미국 국무장관이 언론 앞에서 “훌륭한 파트너”라고 추어올렸다. 폼페이오는 3월31~4월1일 비공개 방북 때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물론 김 부위원장과 회담을 했다. ‘김영철-폼페이오 라인’이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의지를 구체화하는 핵심 협의 창구임을 보여준다.

북쪽에는 내각에 리용호 외무상이, 당에는 리수용 외교 담당 부위원장이 있다. 그런데도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의 협상 파트너로 나선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때 배석한 유일한 북쪽 인사다. 김정은-문재인 회담과 김정은-시진핑 회담(두차례) 때 모두 배석한 유일한 북쪽 인물이기도 하다. 생전의 김양건 통전부장이 그랬듯이 김 부위원장이 북한 대외전략의 핵심 참모라는 방증이다.

“수십년 적국”(폼페이오의 표현)의 원수이던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을 이어준 인물이 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다. 폼페이오의 3월 말 첫 비공개 방북을 김 부위원장과 협력해 주선·성사시킨 이도 서 원장이다. 서 원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직후부터 북한 관련 실무간부들을 데리고 여러 차례 방미해 폼페이오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대북 정보를 공유하고 정보 분석 의견을 주고받으며 ‘공’을 들였다. 당시 폼페이오가 트럼프의 각별한 신임을 얻고 있고, 날마다 백악관에 들어가 북한을 포함한 국가안보 사안을 보고한다는 점에 착목한 행보였다. 이 과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나중엔 폼페이오가 먼저 전화를 걸어와 ‘북한의 의도가 뭐냐’고 물을 정도로 서 원장의 ‘내공’을 신뢰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국가핵무력 완성” 선언은, 한반도 정세 반전과 ‘서훈-김영철-폼페이오 3각 협의 창구’ 구축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당시 서 원장은 폼페이오한테 ‘이제 북한이 대화할 준비를 마친 거 같다. 김정은 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에 주목할만한 메시지가 담길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정세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쪽집게 예언’이 됐다.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계기로 서훈-김영철 라인이 막후에서 본격 가동됐고, 이는 평창올림픽을 거치며 ‘서·김·폼 3각 협의 라인’으로 확장·발전했다. 이들 3인은, 결과적으로 무산되긴 했지만, 평창올림픽 개막식 행사 참가를 계기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회동을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미 3국의 공식·공개 외교라인 대신 ‘서·김·폼 3각 라인’의 구실이 도드라진 상황은, “3국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톱다운 방식으로 상황을 풀어가는 ‘돌파형 정세’ 탓이 크다”고 전직 고위 관계자가 짚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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