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7~8일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전용기를 타고 출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까지 4700㎞를 어떻게 이동할까? 기차편으로는 북한에서 싱가포르까지 갈 수 없어,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7일 김 위원장은 ‘참매 1호’를 타고 중국 랴오닝성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차 정상회담을 했다. 평양과 다롄은 직선거리로 약 360㎞ 떨어져 있다. 옛 소련에서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참매 1호는 4개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최대 비행거리는 9천~1만㎞에 달한다. 평양에서 약 4700㎞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충분히 비행 가능한 ‘스펙’이다.
다만 김 위원장의 전용기 기종이 낡은 데다 장거리 비행을 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다. 1967년에 개발된 일류신-62 기종의 개량형인 일류신-62M 모델은 1974년에 생산을 시작해 1995년 단종됐다. 한 정부 소식통은 “(참매 1호는) 1980년대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비만 잘 돼 있다면 싱가포르까지 가는 데 문제가 없다”면서도 “장거리 운항 경험이 없고 정비가 잘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어 (북쪽으로선)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4년 11월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던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은 평양 출발 뒤 기체 이상으로 회항했다가 다시 출발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최 부위원장 일행이 탔던 특별기도 일류신-62 기종으로 전해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경유해 하거나 중국에서 대형 전세기를 빌릴 가능성도 제기한다.
그러나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이런 관측을 일축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서 (전세기를) 빌리는 것은 보안 등 문제로 안 된다”면서 “북한이 항속거리를 따져보고 정비 등으로 (전용기 이동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차량을 싣고 갈지도 관심사다. 다롄 방문 때는 고려항공 수송기(일류신-76)에 전용차량을 실어 갔으나, 이 기종의 항속거리가 짧아 중국 등을 경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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